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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장관, “대북 심리전 강화할 것”


국회 국방위원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김관진 국방장관

국회 국방위원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김관진 국방장관

한국의 대북 심리전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와 북한의 도발 등을 감안할 때 대북 심리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3일 올해 대북 심리전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지난 해에 비해 대북 심리전을 강화할 것이냐는 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와 북한의 도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지금은 대북 심리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 장관은 그러나 대북 심리전을 군이 모두 맡을 것인지에 대해선 “좀 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조치의 일환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과 전단 살포 등 대북 심리전을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은 아직 재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달 27일 남측의 전단 살포에 대해 ‘자위권 수호 원칙에서 대북 심리전의 발원지를 조준 타격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이 대북 심리전에 대해 조준 타격 위협을 한 것은 지난 해 5월24일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북한이 대북 전단에 대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대북 전단이 북한 내부에 미치는 파급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달 28일 외신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열릴 때마다 전단 살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며 전단이 북한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다 김정은으로의 후계 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3대 세습 비판과 중동의 반정부 시위 등 북한 내부 동요를 부추기는 내용이 전단에 담긴 점도 북한 당국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내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최근 군사분계선 등 일선 부대에 남측에서 보낸 전단이 내륙지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타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과 민간단체들은 최근 들어 중동의 시민혁명 내용과 독재정권은 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 수 만 장을 북측에 보냈습니다. 연평도 사태 이후 한국 군 당국이 보낸 전단만 3백 만장에 달합니다.

여기에다 한국 군이 최근 전단과 함께 살포한 생필품 역시 물자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 당국에겐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올 2월 들어 북한에 살포한 물품은 모두 6억 2천만원 상당으로, 치약, 비누, 즉석밥, 약, 의류, 라디오 등 1만 점에 달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지인 `림진강’의 한 관계자는 “전단을 줍다 발각되면 처벌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단과 같이 보내는 돈이나 생필품을 주워다가 장사 밑천을 마련하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전단을 줍는 즉시 보위부 등 당국에 신고하고, 전단을 만지면 피부가 썩는다는 식으로 선전해왔다고 탈북자들은 전합니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주민의 말입니다.

남한에서 물건이나 생필품에 세균을 넣어, 만지면 그 자리에서 손이 떨어져 나가고 먹으면 죽고 이렇게 인식을 하게 교육했습니다.

2년 전 탈북한 최경숙 씨는 “주민들이 예전에는 당국의 말을 곧이 듣고 전단을 줍지 않았지만 2000년 후반부터 전단을 줍는 주민들이 늘어났다”고 전합니다.

2000년 후반부터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람들이 우릴 돕기 위해 보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단에 좋은 물건들이 많이 들어오니깐 일부러 전단이 많이 오는 봄철에 산에 의식적으로 올라가 물건을 주워 요긴하게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 일각에선 그러나 대북 전단 살포를 군이 아닌 민간단체에서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 당국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북한을 자극해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한국 군 당국은 대북 심리전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자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며 대북 심리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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