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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사회경제적 불만 증대”


워싱턴에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토론회

워싱턴에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토론회

북한에서 1990년대 중반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사태 이후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불만이 이집트와 같은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에서 지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사태 이후 중대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부소장이 밝혔습니다.

놀란드 부소장은 31일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2005년과 2009년에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실시한 대규모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밝혔습니다.

놀란드 부소장은 특히 북한사회 내부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부정부패가 증가하고 있다며,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 많은 소득을 올리는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심지어 불법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놀란드 부소장은 또 북한에서 정부나 노동당의 요직이 선망의 대상이자 출세의 길로 꼽히는 것은 그 자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착취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놀란드 부소장은 지적했습니다. 주민들이 정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의 비참한 생활이 외부의 호전적인 세력 때문이라는 당국의 설명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시장활동에 관여하는 사람들일수록 불만이 많다고 놀란드 부소장은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탈북하는 경우가 더 많고, 당국에 체포된 경험도 50% 이상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에 대해 보다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동료들과 그 같은 견해를 나누는 일이 많다고 놀란드 부소장은 밝혔습니다.

북한의 시장은 사회적 소통의 측면에서 사실상의 자치지역이랄 수 있는 잠재적인 정치조직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는 시장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놀란드 부소장은 그러나 북한에는 주민들의 불만을 건설적인 정치적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시민사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단순히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조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자유지대라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도 맡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외부세계는 북한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놀란드 부소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북한 주민들의 심각한 물자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사회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가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당국에 대한 불만이 이집트 식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이집트처럼 사원도 없고, 교회도 없고, 노조도 없으며, 변화를 주도할 인물도 없다는 것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과거에 추구했던 노선을 계속 고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붕괴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권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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