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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에 ‘신숙자 씨 사망’ 통보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씨와 두 딸 혜원·규원 씨 (자료사진).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씨와 두 딸 혜원·규원 씨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숨졌다고 유엔 측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신 씨의 생사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유엔 측에 통보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북한 인권단체들의 국제연대인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 ICNK는 8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내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지난 달 27일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같은 통보를 받았다며 관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A4용지 1장 분량의 서한에서 북한은 신 씨가 임의적 구금을 당한 것이 아니며 1980년대부터 앓아오던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신 씨가 언제, 어디에서 사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또 서한에서 신 씨의 두 딸은 아버지인 오길남 씨가 가족을 버렸고,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해 오 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으며 만남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신 씨의 남편인 오길남 씨는 전형적인 거짓답변서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북한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담은 답변서를 공식 문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녹취: 오길남 씨] “북한이 전달한 통보문을 보고 이들이 또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임기응변의 조작된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납치 피해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북한이 가스 사고니 자살이니 등등의 이유로 사망했다고 통보해왔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저의 아내에 대한 사망 통보도 그런 테두리를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앞서 ICNK는 지난 해 11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신 씨 모녀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유엔 내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지난 3월 1일 신 씨 모녀에 대한 북측의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했습니다.

ICNK 측은 북한 당국이 신 씨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사망이 사실일 경우 신 씨의 유해를 한국으로 송환해 줄 것을 공식 요구할 방침입니다.

또 오길남 씨와 두 딸이 독일 등 제 3국에서 상봉하는 방안도 북한 당국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경남 통영 출신인 신숙자 씨는 독일에 살던 중 남편과 함께 지난 1985년 북한에 들어간 뒤 이듬해인 1986년 남편인 오씨만 혼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이후 신 씨는 두 딸과 함께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등에 억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해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 내에선 신 씨 모녀에 대한 구명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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