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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임진강 상류 댐 방류 또 사전통보


북한 당국은 오늘 (22일) 또다시 임진강 상류에 있는 댐 방류 가능성을 한국 측에 통보하고 실제 수문을 열어 물을 내려보냈습니다. 북측의 잇따른 사전통보와 관련해서는 한국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북한이 22일 아침 한국 측에 군 통신선을 통해 장마비 때문에 임진강 상류 댐을 방류할 수 있다고 미리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오늘 오전 6시42분경에요, 경의선 군 통신선을 통해 전통문 형식으로 왔구요, 내용은 오늘 오전 6시경부터 임진강 상류에 있는 댐들의 수문을 열어서 방류를 할 수 있다, 이런 정도 내용으로 왔습니다.”

북한이 황강댐의 방류 가능성을 한국에 사전통보한 것은 지난 18일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따라 북측의 댐 방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강홍수통제소 등 관련 기관에 이 사실을 전파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실제로 이날 새벽부터 댐 수문을 열어 임진강 하류로 물을 내려 보낸 것으로 한국 정부는 파악했습니다. 남방한계선의 필승교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간 때문입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입니다.

“새벽 4시 3.64미터에서 지금 4.97미터까지 올라왔습니다. 북한에서 방류를 하겠다고 통보를 했고 수위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아 수문을 개방한 것 같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초당 2천t 가량의 물이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낮 한 때 필승교 수위가 5.05미터까지 올라갔다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북측은 첫 번째 사전통보를 했던 지난 18일 밤부터 이틀간은 1억t 이상의 물을 방류한 것으로 한국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해 9월 임진강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을 때 북측이 방류한 것으로 알려진 5천4백만t의 2배에 달하는 수치였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개성 등 황해도 일부 지역에서 지난 16일과 17일 1백 밀리미터가 훨씬 넘는 비가 내린 데 이어 19일에도 1백 밀리미터 넘게 비가 왔습니다.

북측의 사전통보는 지난 해 9월 한국 측 야영객 사망사고 발생 후 남북 양측이 가진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대량 방류 계획을 한국 측에 미리 알려주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이 같은 관측이 지나친 확대해석이고 사전통보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21일 미-한 외교.국방 장관 간 이른바 ‘2+2회담’에서 미국이 대북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등 강경한 태도가 확인된 마당에 “이번 조치는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 차원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의 여론이 나빠지는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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