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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 위험에도 북한 주민 해상 탈북 이어져


2011년 9월 일본 경비정에 발견된 탈북목선 (자료사진)
2011년 9월 일본 경비정에 발견된 탈북목선 (자료사진)

북한 당국의 삼엄한 경계와 난파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선박을 이용한 탈북이 해마다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21명이 최근 서해를 통해 남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해상을 이용한 탈북 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올 들어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탈북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탈북 행렬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7일 한국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북한 주민 21 명이 5t급 목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하다 해군 함정에 발견됐습니다.

이들이 한국으로의 망명 의사를 밝힘에 따라 현재 정부 합동신문단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해상을 통한 가족 단위의 대규모 탈북은 이례적으로, 일가족이 한꺼번에 탈북하려면 육상보단 해상 루트가 더 용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서해상을 통해 남한으로 넘어온 것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입니다. 동해까지 포함하면 해상을 통한 탈북은 올 들어 여섯 차례나 됩니다.

지난 2월 북한 주민 31 명이 서해상으로 남하했다 4 명이 망명 의사를 밝힌 데 이어, 6월에도 북한 주민 12 명이 우도와 백령도 인근 해상을 통해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9월엔 북한 주민 9 명이 목선을 타고 일본 해안으로 표류했다 한국으로 인계됐고, 지난 달 4일엔 동해상을 통해 2 명이 남하했습니다.

해상 탈북은 육로를 이용한 탈북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설명입니다.

북한에선 배를 구하기 힘들어 출항 자체가 힘든데다 난파와 식량 부족 상태에서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해상 탈북자들은 조류를 잘 아는 바닷가 주민이거나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탈북하기 전 연료와 비상식량 챙기기 등 장시간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동해상을 통해 남하한 한 북한 주민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단속을 피해 배를 준비하고, 남한 라디오를 통해 해상 날씨를 미리 파악하는 등 몇 달에 걸쳐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해상 탈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선박을 이용한 탈북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들이 탈북하는 이유는 극심한 식량난보단 체제 불만이나 남한사회에 대한 동경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엄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해상을 이용한 탈북이 계속되자 북한 당국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4일 동해상으로 북한 주민 2 명이 남하했을 당시 북한은 즉시 전원을 돌려보낼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2월에 남하했다 망명한 4 명에 대해서도 북측 가족들의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전방위적인 위협을 가했습니다.

한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북-중 국경지역 통제가 심해질수록 해상으로 탈북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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