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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북 지원단체들, 대북 사업 축소…북한 식량난 가중 우려


새해 들어서도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은 기존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북한 식량 사정이 한층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은 새해 들어서도 남북관계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올해 사업계획 수립은 물론, 기존 사업마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지원단체 관계자는 12일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거나 북한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월드 비전 관계자도 “방북 중단 조치로 북측과 신년 사업을 협의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 정책도 구체화되지 않아 신년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12월에 심포지엄을 하면서 연말 사업을 평가하고 신년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방북이 금지돼 지난 해 북한의 사업 진행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속 규제 조치가 이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대북 지원단체들은 통일부 당국자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는데 이어 오는 27일 총회를 연 뒤 올해 사업계획을 세울 방침입니다.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해 이상저온과 수해 등으로 식량 생산이 저조한데다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 중단 조치가 장기화됨에 따라 올 한해 북한의 식량난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내 만성적인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 종자와 농자재 지원이 2년째 중단되고 있는 점도 식량 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북한 내 옥수수 재배를 돕고 있는 국제옥수수재단 관계자입니다.

북한에서 옥수수는 단일 작물로는 가장 생산량이 많은데다 북한 주민 식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로켓 발사 이후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옥수수 재배의 경우 연구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올해 종자를 지원하더라도 2년간의 공백을 보완하려면 그 배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9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최소한의 긴급 구호성 물자를 제외하곤 종자와 비료, 농자재 등의 반출을 금지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해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원 대상을 ‘어린이를 비롯한 취약계층’으로 대폭 좁히고 민간단체의 방북도 전면 금지했습니다. 연평도 사건이 발생한 지난 해 11월23일 이후엔 이마저도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매년 20만~30만t씩 지원하던 비료가 2007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15년 전부터 북한에서 씨감자 배양 사업 등을 벌여 온 월드 비전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민간 차원의 비료 지원이 중단돼 감자 생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춘궁기 때 주식이 감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춘궁기 식량난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내 비료난이 지난 해부터 본격화되는 것 같다”며 “함경북도 온성군의 경우 휴일인 지난 2일에도 주민들을 퇴비 모으기 운동에 동원할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듯 북한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 공동사설에서도 경공업과 농업을 ‘인민 생활 문제 해결의 생명선’으로 내세우고 식량 증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 대결 해소’를 언급한 이후 한국 정부를 향한 대화 공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습니다. 또 한국 정부 뿐아니라 민간단체에도 대화와 교류를 적극적으로 제의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대북 물자반출 제한 조치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이상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현재로선 5.24조치가 유효한 상황이고 5.24조치의 원인은 천안함 사건이므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북 지원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북한이 지난 해 군수 부문의 예산을 민간 부분에 상당 부분 돌렸지만 올해는 중국과 남측의 지원이 없이는 버티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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