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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강석주 승진은 기존 정책 고수 의미”


북한의 핵 협상과 대미 외교를 주도해온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습니다. 또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제1부상에, 차석대표인 리용호 참사도 외무성 부상으로 각각 승진 발령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는 ‘기존의 외교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내각 부총리가 되고 김계관이 제1부상으로 승진한 것은 북한이 기존의 대미 정책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합니다.

지난 15년 간 핵 문제와 대미 관계를 담당해 온 강석주와 김계관, 리용호 등 3명을 동시에 승진시킨 것은 기존 정책의 연장선에서 핵과 대미 관계를 이끌어 가겠다는 얘기라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의 말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인사는 강석주와 김계관이 그 동안 핵 문제 등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음을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 연구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류길재 박사는 이번 인사는 북한이 기존의 외교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미 정책, 또 대외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박사는 이번 인사를 북한의 국내정치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래리 닉쉬 박사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군부가 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정책에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석주를 부총리에 임명한 것은 외교정책을 놓고 내부적으로 정치적 절충이 이뤄졌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래리 닉쉬 박사의 말입니다.

“닉쉬 박사는 강석주가 군부의 정치적 위상을 인정하는 한편 군부로부터 어느 정도 신임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드로 윌슨 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있는 류길재 박사도 이번 인사는 북한의 당 대표자회 등 권력 변동에도 불구하고 강석주와 김계관 등 외교를 담당해온 관료들이 권력층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주와 김계관이 권력구조 변동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과 권부의 신임을 얻고 있다, 외교 관료들이 실세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닉쉬 박사는 그러나 이번 강석주-김계관 승진 인사와 관련 핵 문제와 미-북 관계를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은 앞으로는 협상을 하면서 뒤로는 핵실험을 실시 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는데 앞으로도 그럴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강석주가 총괄하는 북한 외무성은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등을 요구하며 6자회담을 공전시켜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금 같은 태도를 견지할 경우 가까운 시일 내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에릭 맥베이든 국장은 북한이 진정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면 핵을 보유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내각 부총리에 임명된 강석주는 지난 1994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또 김계관은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를 도출하는데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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