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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당대표 방북은 5.24 조치 해제 문제가 초점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가 오는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 대북 경협업체들과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문제가 홍 대표의 방북 행보에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120 여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대변하고 있는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개성공단을 방문키로 한 데 적지 않은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협회 옥성석 부회장은 28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경색이 이어지면서 개성공단이 많이 위축됐는데 여당 대표의 공단 방문을 계기로 화해 분위기로 전환돼서 기업 활동을 보다 안심하고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협회 측은 홍 대표와의 면담이 예정된 가운데 홍 대표에게 요청할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5.24 대북 제재 조치의 해제를 꼽았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맞서 내놓은 5.24 조치에 들어 있는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조항 때문입니다. 옥성석 부회장입니다.

“개성공단에 건물을 짓다 중단돼 있고 또 땅만 분양 받은 상태에서 건물을 착공 못하고 있고 신규투자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습니다. 때문에 5.24 조치 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협회는 이외에도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의 해결과 더 많은 근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로자 기숙사를 짓거나 도로를 확장 포장하는 문제, 그리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남북관계의 영향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빌려 쓴 자금의 상환 유예 등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도 홍 대표의 방북 행보에 당면 현안은 5.24 조치 해제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지난 7일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성공단이 활성화된다면 개성공단과 파주 일대를 연결하는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지난 14일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 청문회 때 “개성공단의 입주가 마감되고 여건이 마련되면 제2 개성공단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3단계로 이뤄진 지금의 개성공단 사업도 아직 1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제2개성공단이나 통일경제특구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때문에 “지금은 5.24 조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또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새로 취임할 즈음부터 5.24 조치 철회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홍 대표의 이번 개성공단 방문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공단 현황을 파악하고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실무적 성격의 방문으로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홍 대표도 27일 기자회견에서 입주업체들의 고충을 듣기 위한 방문이라며 북측 인사를 따로 만날지 계획엔 없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일회성의 정치 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민간 연구기관인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일회성에 그친다면 그에 따른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일회성으로 끝나고 한국 정부가 후속적 노력이나 분위기 전환이 없다면 북한이 오히려 그것을 빌미로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가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정치적 일회성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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