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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정보관리 “북한 식량사정, 나쁘지 않아”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미국의 전직 정보당국 관리가 밝혔습니다. 북한에 영양결핍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대규모 기아사태가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김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과장이8일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칼린 전 과장은 30년 동안 미 정보당국에서 북한문제를 다룬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북한을 30번 이상 방문한 바 있습니다.

북한 식량문제와 관련해 칼린 씨는 올해 식량 사정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지난해 작황이 2009년 수준만큼은 됐다는 겁니다.

지난 해 작황이 대단히 좋았던 건 아니지만 해외에서 식량을 일부 수입할 수 있는데다 주민들이 식령배급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고 연중 추가로 추수가 가능하다고 칼린 씨는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영양결핍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식량상황은 지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같은 대규모 기아사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따가운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이 지난 90년대 북한문제를 다루면서 얻은 교훈을 모두 잊어버리고 지난 11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겁니다.

그 예로 2000년 이후 북한과 간헐적인 접촉은 가졌지만 지속성이 없어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고 칼린 씨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도 미국은 중국과 ‘인내심의 전쟁 ‘을 벌이면서 어느 쪽의 인내심이 북한문제를 다루는데 더 효과적인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남북한에 주도권을 내주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이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할 때마다 북한이 악행을 저질러 일을 그르쳤다고 오바마 행정부가 얘기하고 있지만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고 칼린 씨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언제나 악행을 저지르려 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에 협조할 것을 기대하면서 대북정책을 펴나가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칼린 씨는 북한이 경제난을 겪고 제재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붕괴론에 기대지 말고 북한과 마주 앉아 협상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북한과 협상할 경우 핵 문제를 먼저 논의하기보다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상황에 대해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시아의 미래와 부합하도록 할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칼린 씨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는 말아야 하지만 핵을 보유한 북한과 공존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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