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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년 공동사설, 지난 10 여 년간 대미 비난 완화’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표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미국을 ‘미제’나 ‘원수’로 지칭해온 북한이 미국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지난 10여 년 사이 크게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 재학 중인 새라 윤 씨가 최근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는 `미제’라는 단어가 39번이나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는 6번으로 크게 줄었고, 이어 2009년과 2010년 사설에는 단 1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을 ‘원수’나 ‘적’으로 묘사하는 적대적인 용어도 1998년에서 2003년 사이 6번에서 2004년에서 2008년 기간에는 1번으로 준 데 이어 2009년과 2010년에는 아예 쓰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미제’ 대신 ‘미국’이라는 국명을 그대로 쓰는 경우는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1998년에서 2003년 기간 중 신년 공동사설에 2번 밖에 표기되지 않았던 `미국’이라는 단어가 2004년에서 2008년 사이에는 무려 23번이나 사용됐습니다.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은 매년 1월1일 당과 군, 청년을 대표하는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세 매체에 게재되는 일종의 신년사로, 북한은 이를 통해 대내외 정책기조를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완화된 적대감은 외무성 등 북한 정부의 비망록에서도 나타난다고 새라 윤 씨는 연구논문에서 밝혔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비망록에 미국의 ‘침략’으로 표기된 부분은 1998년에서 2003년 사이 16번, 2004년에서 2008년 사이 5번, 그리고 2009년과 2010년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 미국을 ‘전쟁광’으로 묘사하거나, 미국이 ‘전쟁 모략’이나 ‘전쟁 책동’을 하고 있다는 표현도 1998년에서 2003년 사이에는 7번 쓰였던 것이 2004년에서 2008년 사이에는 4번으로 줄어들고 최근 2년 간은 아예 빠졌습니다.

지난 12년간 발표된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비망록을 분석한 새라 윤 씨는 북한의 미국에 대한 묘사가 클린턴-부시-오바마 행정부로 이어지는 미국 정부의 대북 기조에 따라 변해왔다고 말했습니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북한이 미국을 ‘미제’에서 단순히 ‘외세’로 간주하는 변화를 겪어 왔다는 겁니다.

새라 윤 씨의 논문은 북한의 대미 인식 변화 뿐아니라 한국에 대한 인식과 표현 방식의 변화도 다루고 있습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2년 동안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가 점차 두드러집니다.

1998년에서 2002년 사이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친미 보수세력’이라는 표현이 2002년에서 2007년 사이에 1번 쓰이고 2008~2010년 사이에는 3번으로 늘어 납니다.

‘적대’나 ‘대결’ 등 남북간 마찰을 뜻하는 표현도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인1998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1 차례도 명시되지 않았다가 이명박 정권 2년 간 4차례로 많아졌습니다.

새라 윤 씨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은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간 중 ‘민족’ 또는 ‘우리민족’이라는 단어를 1백28번 사용하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1백77번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지금까지 2차례 발표된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이 단어를 50번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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