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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잡지, `북한, 백두산 화산 활동 동향 관측 매우 열악’


북한이 백두산 화산 활동 동향에 대한 관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저명한 국제 과학잡지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이 잡지는 전망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과학전문 잡지인 ‘사이언스’는 최신호에서,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한 북한 측의 관측이 매우 열악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방권 매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백두산 관측설비와 연구자들을 직접 취재해 기사를 작성한 사이언스는 북한 과학자들이 백두산 화산 활동을 민감하게 경계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장비와 시설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11개의 디지털 관측소와 16곳의 GPS, 위성항법장치 관측소 등 촘촘한 관측망을 구축한 반면, 북한은 백두산에 6개의 지진계 만을 설치했으며, 그 나마 1개 만 디지털 장비이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제 아날로그 지진계를 개조한 장비라는 것입니다.

또한 태양광이나 축전지를 이용해 관측장비들을 가동하지만, 겨울에는 눈이 태양광 패널을 덮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잡지는 밝혔습니다.

사이언스는 백두산 천지 호수 연안에 있는 북한의 관측소를 예로 들었습니다. 겨울에 이 곳에서 4명이 숙식을 하며 분화구 3백80m 아래의 구멍과 2곳의 온천수에서 스며나오는 가스를 채취하는 작업을 하지만, 이미 가스 감지기 몇 대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 같은 상황은 최신 장비를 갖추고 세계 최고의 화산관측소 건설을 꿈꾸는 중국의 상황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이라고, 사이언스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계자들은 백두산 관측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정밀관측을 위한 현대식 장비와 함께 외국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이언스는 지진과 화산 연구는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사이의 협력 연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지진국의 허락을 받고 북한 과학자가 동행하는 조건으로 외국인이 북한에서 화산이나 지진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했으며, 내년부터는 중국 연구자들이 북한에서 북한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이언스는 이어 이번 취재에 동행했던 영국 전문가들도 내년 여름에 다시 북한을 방문해 최소한 2013년까지 북한과 중국 국경을 초월한 관측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이런 사업들이 제대로 가동되면 내년부터는 백두산을 중심으로 북한 과학자들의 국제협력 연구가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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