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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김정은 권력 승계 발판 구축

  • 최원기

북한에서 44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위한 디딤돌을 쌓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노동당의 위상을 강화하고, 당 조직도 대폭 정비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군 전문가인 미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데 이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된 것은 군부 장악을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군사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인데, 이번에 김정은에게 인민군과 노동당의 군 관련 요직을 부여한 것은 군부를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인제대학교의 진희관 교수도 김정은이 장차 군부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갔다는 것은 향후 김정일과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는 그런 위치까지 갔다는 것이고, 향후 낮은 계급에서 장차 높은 계급까지 인사권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은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정체 상태에 있던 노동당 조직을 재정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후계자 김정은을 비롯해 1백24명의 중앙위원과 1백5명의 후보위원을 선출해 당 중앙위원회를 개편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혼자 남아있던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이 선임돼 5명으로 늘었습니다. 또 정치국 위원으로는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17명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15명이 선출됐습니다.

당 비서국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김기남과 최태복이 다시 임명됐고, 여기에 최룡해, 김영일, 김양건, 태종수 등 8명이 새로 비서로 임명됐습니다.

당 부장 14명 중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과 여동생 김경희 등 11명이 유임되고, 김기남과 김평해, 주규창이 새로 부장 자리에 앉았습니다.

미 동부 컬럼비아 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노동당이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다시 부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당은 그동안 선군정치에 밀려 힘을 잃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정치적 위상을 되찾은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에 당 대표자회를 연 것은 선군정치와 당의 강화라는 목표를 조화시켜 권력 승계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군사상, 선군 노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를 중시한다는 뜻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것이고, 또 당 중앙군사위가 당의 기구이기 때문에 당의 정치적 참모부 역할을 강화하는 측면을 조화를 시켜 앞으로 중앙군사위를 중심으로 당과 군사 부문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보수적인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위원들의 평균 연령이 78살로 고령인데다, 개방적인 성향의 인사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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