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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비핵화 회담 한층 불투명해져


'통일기반의 효과적 조성 방안과 과제' 학술회의에 참석한 현인택 한국 통일부 장관
'통일기반의 효과적 조성 방안과 과제' 학술회의에 참석한 현인택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전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제안을 강하게 비난하며 거부했습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첫 단계로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남북 비핵화 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비핵화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청 제안을 강하게 거부함에 따라 대화국면으로 바뀔 조짐을 보였던 최근의 분위기가 또 다시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6자회담 재개 3단계 방안의 첫 단계로, 관련국들 사이에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그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남북 비핵화 회담의 앞날도 한층 불투명해졌습니다.

북한은 앞서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도전적 망발”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거부하면서 “지금까지의 입장을 신중히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남북대화를 여는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의 거부 입장을 반박했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 참석해 “북한에 비핵화 의지와 남북관계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도발에 대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천안함 연평도 문제를 비켜가려 해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남북 비핵화 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못박진 않고 있지만 최근 이것이 대화 진전 여부에 결정적 요소라는 점을 한층 더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사실상 북한에겐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비핵화 회담에 관한 한 전제조건이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명백한 도발이었고 우리 국민의 인명과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북한 측의 명백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을 기하기가 어렵겠다, 그러니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남북 비핵화 회담에 대한 입장이 바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이 호응한다면 비핵화 회담에 나갈 수 있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입니다.

“저희들이 지난 1월에 남북 비핵화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서 북한 측이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회답을 해 왔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그리고 이 대통령을 역도로 지칭하는 매우 거친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최근 상황이 남북 비핵화 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한국의 김정일 위원장 초대 제안에 대해서 북한이 곧장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남북 당국간의 불신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향후 비핵화 회담 뿐만 아니라 남북 당국간 회담에도 상당 부분 어려움이 조성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분석합니다.”

하지만 남북 비핵화 회담은 6자회담 관련국 특히 미국과 중국이 원하는 것이고 북한 또한 미국으로부터의 식량 지원 등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지금의 갈등이 남북 비핵화 회담으로 가는 데 속도조절 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숩니다.

“지금 당장 비핵화 회담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판이 흐트러지기 보다는 조금은 호흡조절의 그런 기간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면서 중국과 미국 등 외부적인 요인이 남북대화가 열릴 지에 대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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