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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 - 한반도] 관심 환기에서 실질적 조치로 바뀐 북한인권 운동


2010년 한 해 한반도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긴장과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남북관계와 북한의 3대 권력 세습, 핵 문제, 북한의 경제난과 인권 상황 등을 살펴 보는 특집방송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올 한 해 두드러졌던 인권 분야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올해 북한인권 분야의 키워드, 핵심 단어를 꼽는다면 무엇을 들 수 있겠습니까?

답) 많은 화제들이 있었습니다만 가장 자주 언급된 ‘반 인도범죄 조사위원회’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북한 인권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강하게 제기된 사안인데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북한담당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제까지 해왔던 결의안들, 다양한 캠페인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현실적으로 북한인권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고찰들이 많이 있었죠. 거기에 대한 해답으로 보다 강력한 방법이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휴먼 라이츠 워치 등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유엔 결의안을 통해 북한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습니다.”

문) 유엔이 북한 정권의 반인도 범죄 혐의를 직접 조사해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처벌해야 한다는 것인데, 다양한 사람들과 단체들이 이런 주장을 제기했죠?

답) 그렇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주도해 만든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추진위원회와 휴먼 라이츠 워치, 세계기독교연대, 프리덤 나우 등 다양한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조사위원회 설치를 유엔에 촉구했습니다.

문) 이런 목소리가 인권단체들에서만 나왔던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답)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회를 들 수 있는데요. 유럽의회는 지난 7월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며, 실질적인 개선 방안의 하나로 유엔이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디 하우탈라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Now I hope EU put all energy..

개탄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개선 조짐이 전혀 없는 만큼 이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위해 유럽연합 당국이 조사위 설치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겁니다. 전세계 62개국 2백 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IPCNKR) 도 지난 8월 캐나다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조사위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문) 하지만 유엔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 네, 북한 정권을 너무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막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유엔총회에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한 유럽연합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조사위 설치를 강력히 지지했지만 독일 등 여러 나라가 꺼려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문) 그럼 북한 정권에 대한 반인도 범죄 조사위 구성 가능성은 이제 사라진 건가요?

답) 아닙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거죠.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연구원은 2011년에 이 사안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북한에 대한 조사위원회 아이디어는 상당히 새로운 것이고 아직까지 국제 공조가 많이 돼 있다고 볼 수 없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내년에 좀 더 본격적으로 이 문제가 많이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문) 앞서 조사위 구성에 대해 우려하는 나라나 전문가들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럼 이들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있나요?

답) 유엔 차원에서 전략적인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이죠. 브루킹스연구소 로버타 코헨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It’s trying to develop..

코헨 연구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적극적인 개선 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용히 치밀한 전략을 세워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유엔에서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인권단체들의 지적입니다.

문) 그렇군요. 이번에는 탈북자 관련 내용을 살펴볼까요? 올 한 해 어떤 특색들이 있었습니까?

답) 러시아 내 벌목공과 건설공 출신 노동자들의 한국과 미국행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는 겁니다. 러시아 정부가 탈북자를 무조건 체포해 강제북송 하는 중국 정부와 달리 유엔난민최고 대표사무소 (UNHCR)와 협력해 탈북자들의 의사를 존중해 주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에 따르면, 한국행 신청자는 모스크바에서 평균 서너 달 대기하면 서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 수가 지난 9월 100명을 돌파했고, 미 입국 대기 기간이 2년 전 기준으로 평균 300일 정도 걸린다는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의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김정은을 공개하고3대 세습을 본격화하면서 주민 통제와 탈북자 처벌을 강화해 주민들의 고통은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2010년에는 주민들의 고통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어느 때보다 눈에 많이 띈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화폐개혁 전과 후의 장마당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과 주요 거리, 마약단속 포고문이 붙은 모습, 탈북자의 도강을 막기 위해 경비와 철책을 강화한 모습, 토끼풀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20대 여성 꽃제비의 고통스런 모습이 여러 차례에 걸쳐 고스란히 외부세계에 전달됐습니다.

문) 북한이 철의 장막에 가려진 은둔의 왕국이란 표현은 이제 더 이상 적절한 것 같지 않군요.

답) 맞습니다. 게다가 외부에서 북한 내부로 정보를 보내는 활동도 활발한 가운데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 들어서는 USB, 알판(DVD) 등에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의 진실, 세계인권선언 번역본 등 여러 정보를 담아 북한에 보내는 활동들이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이 밖에 남북한 뿐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나라들을 상대로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알리고 유엔 결의안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는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강화된 것도 두드러진 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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