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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맹운동 회원국들, 북한 지지 계속 줄어


뉴욕 유엔본부 제 66차 유엔총회 (자료사진)

뉴욕 유엔본부 제 66차 유엔총회 (자료사진)

제3세계 나라들이 주로 가입해 있는 비동맹운동(Non-Aligned Movement, NAM) 회원국들 가운데 북한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1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잘 드러났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21일 실시된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결과를 다시한 번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답) 북한인권 결의안은 찬성 112, 반대 16, 기권 55 개국으로 통과됐습니다. 지난 해보다 찬성은 6개 나라가 늘어난 반면 반대는 네 나라가 줄었습니다.

문) 그런데 찬성과 반대국 수를 놓고 일부 언론들 사이에 혼란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답) 표결에 불참했다가 나중에 의사를 밝히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해 11월 표결 직후 유엔은 찬성 100, 반대 18, 기권 60으로 발표했지만 다음 달인 12월 본회의의 최종 결의안 채택 보고서를 보면 찬성 106, 반대 20, 기권 57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문) 그럼 올해도 다음 달의 유엔총회 본회의 채택 결과를 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해 찬성했던 시에라리온 등 일부 나라들이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찬성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21일 결의안 표결을 전후해서 여러 나라 대표들이 지지와 반대 견해를 밝혔다지요. 어떤 의견들이 나왔습니까?

답) 일본과 북한 대표가 잠시 공방을 벌인 것을 제외하면 주로 제3세계 나라들, 특히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이 발언에 나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비동맹운동은 특정 국가에 대한 유엔의 결의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 다른 입장을 보인 나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문) 비동맹 운동 회원국들이라면 강대국들이 참여하는 연합체에 반대하거나 비판적 견해를 갖고 나라들의 협력체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강대국과 서방세계를 제외한 제3세계 120개 나라가 연대하고 브라질 등 17개 나라가 참관국으로 참여하고 있죠. 북한 정부는 그동안 줄곧 자국에 대한 모든 인권결의안이 서방세계의 정치적 음모라며 전면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는데요. 그런 면에서 서방세계와 동떨어진 이들 나라들의 발언이 관심을 끈 겁니다.

문) 어떤 나라가 무슨 발언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답) 지난 해 결의안에 반대하며 북한을 옹호했다가 올해 기권으로 돌아선 말레이시아 대표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북한인권 결의안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기권했다는 겁니다. 인도네시아 대표 역시 특정 국가에 대한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제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권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특정 국가에 대한 결의안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우려가 되기 때문에 찬성도 반대도 아닌 기권을 했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시 비동맹 국가로 기권 의사를 밝힌 라오스 대표의 발언이 구체적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라오스는 특정 국가에 대한 결의안 반대 원칙을 공유하고 있지만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 (UPR)제도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 주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모든 유엔국을 대상으로 하는 UPR 심의에 비협조적이란 사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죠.

문)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달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UPR에 협력하지 않아 등을 돌리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었는데, 이를 입증하는 사례들이 아닌가 싶군요.

답) 네, 북한은 유엔 인권이사회 UPR 심의에서 제기된 167개 권고안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검토해 보겠다던 117개 권고안에 대해서도 이행 결의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비동맹 운동의 참관국인 브라질과 코스타리카는 이날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한 이유가 바로 북한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비동맹운동의 120개 회원국 대다수가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하거나 기권한 것을 보면 북한의 입지가 계속 좁아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답) 그렇습니다. 이날 표결을 전후해서 북한의 전통적인 옹호국인 중국과 시리아 등 8개 나라 대표가 인권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 대표 역시 결의안은 정치적 음모란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결의안을 공동 제출한 유럽연합 의장국인 폴란드 대표는 북한 정부가 유엔총회가 결의한 우려들에 대해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인권이 개선됐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결의안이 7년 연속 통과된 데 대해 인권단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전해주시죠

답) 결의안 통과를 반기면서도 이젠 유엔이 비난보다 행동에 나설 때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를 공동 주도하고 있는 휴먼 라이츠 워치의 가나에 도이 일본 사무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가나에 소장은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정부의 인권 탄압을 비난하는데 그치지 말고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혐의들을 조사할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 당국은 결의안에 동참하는 나라들을 더 확대시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동력을 유지.강화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를 먼저 보낸 뒤에 더 강력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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