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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국제회의, 제네바에서 열려


한국과 미국, 브라질의 인권단체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과 난민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북한 정권에 의한 납치와 악명 높은 정치범 관리소가 조명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23일 열린 제 11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의 초점은 정치범 관리소와 납북자 문제였습니다.

회의를 공동 주최한 미국의 휴먼 라이츠 워치와 브라질의 코넥타스 디레이토스 휴마노스,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8호 북창 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와 1969년 대한항공 여객기 공중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를 초청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립 담 제네바사무소 국장대행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피해자들의 증언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증언회를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등 국제기구가 북한 정부의 반대로 방북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은 진상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창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담 국장대행은 이날 행사에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 외교관들과 다양한 유엔 인권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관련 행사들을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반대하는 나라가 계속 줄어드는 등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원재천 이사는 참석자들이 매우 진지하게 개선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상당히 유엔에서는 오래된 대표들이 오셨는데, 대개 아동 이슈에 관심이 많잖아요. 근데 아동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있는 것 등에 대해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본인들이 고민하는 아주 구체적인 사안들이 폭넓게 제기됐고. 또 각 대표부에서도 이제 좀 발동이 걸려가는 것을 느꼈고. 전반적으로 아주 컴펙트하게 끝났습니다.”

이날 증언한 탈북자 출신 김혜숙 씨는 수감자들이 혹독한 강제노동과 고문, 구타 등으로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관리소 폐쇄를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피랍 사건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인 황인철 씨는 42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11 명의 납북가족회 대표를 맡고 있는 황 씨는 대한항공기 납치 사건은 북한 정부의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유엔과 국제사회가 국제법에 따라 문제를 적극 해결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행사에서는 법률 전문가들이 북한 정부의 납치와 관리소 운용이 왜 국제법에 위배되는지 설명했으며, 북한 내 여성과 어린이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인권 유린 문제를 다룬 비디오가 상영됐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한국과 서방세계 외에 제3세계 신흥국인 브라질의 인권단체가 공동주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남미 최대의 인권단체 가운데 하나인 코넥타스 디레이토스 휴마노스의 카멜라 아사노 국제담당 코디네이터는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남미 국가들의 참여가 갖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결의안들이 주로 유럽연합 등 서방세계에서 작성되고 있고, 북한은 보편적인 인권 문제를 서방세계의 정치적 산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브라질 같은 제3세계 나라들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아사노 국장은 브라질 인권단체들의 노력으로 브라질이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앞으로도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결의안 지지 캠페인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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