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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장관 “북한 경유 가스관 사업 논의”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남북한과 러시아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가스관 사업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와 함께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가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8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 모스크바에서 한-러 외무장관 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견에서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경제협력 관계를 설명하면서, “세 나라 가스 당국 전문가들이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만일 구체적 합의에 이르면 세 나라 정부는 이 계획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가스관 건설 계획 외에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송전선을 건설해 러시아의 잉여전력을 한국으로 공급하는 계획과 시베리아횡단철도 (TSR)와 한반도종단철도 (TKR) 연결 사업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호주국립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박사는 그동안 일련의 협상을 통해 모종의 진전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9개월간 한반도 가스관 건설 사업을 둘러싸고 한국과 러시아, 북한 사이에는 일련의 공식, 비공식 움직임과 접촉이 있었습니다.

우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 서울에서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가스 협력사업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이 지난 3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북한은 (가스관 사업) 실현을 위한 남북한과 러시아 3자간 실무협상 제안이 나오면 긍정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5월 중순에는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 미하일 프라드코프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또 지난 7월 4일에는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포롬의 알렉산드르 아나넨코프 부사장이 평양을 방문해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희영 원유공업상을 면담했습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가즈포롬의 아나넨코프 부사장이 하바로프스크에서 한국가스공사 주강수 사장을 만나 러시아산 가스의 한국 공급을 위한 단계적 계획에 조만간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 가즈포롬 공보실이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 각서에 따르면 한국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매년 1백억 입방미터씩 수입하기로 하고 실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 문제가 북한 핵 문제 등에 걸려 진전되지 못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남북한과 러시아가 북한을 경우하는 가스관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호주국립대학의 페트로프 박사는 이 사업이 남북한 화해는 물론 러시아와 모든 당사국들에 이득이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반면 러시아 국가에너지안보재단의 알렉산드로 파세치닉 연구원은 지금처럼 남북한이 핵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씨는 북한이 아직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가스관 사업을 경제적 측면에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가스 파이프 라인을 연결하자는 것인데, 거기에서 들어오는 수익을 (북한이) 어디에 사용하겠는가? 이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관을 건설할 경우 공사비로 3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며, 북한은 가스통과료로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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