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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북 식량차관 배경과 경과


한국의 대북 식량차관의 배경과 경과 등을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한국이 북한에 차관 형태로 식량을 제공하기로 결정된 것이 언제인가요?

답) 네, 지난 2000년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었는데요, 북한이 이 회담에서 식량차관 제공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7 개 항의 공동보도문이 채택됐는데요, 북한이 연이어 자연재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식량을 차관으로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해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어, 그 해 9월26일에 남북간 차관 계약이 정식으로 체결됐습니다.

문)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은 당초 무상지원 방식이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차관 형식으로 바뀐 이유가 뭔가요?

답) 네, 당시 한국 정부는 차관 형식의 대북 식량 지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관 형식의 식량 제공이 상거래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남북간 경제적 거래관계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차관 형식을 통해 이른바 `대북 퍼주기’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식량을 처음 지원한 것은 1995년인데요, 당시 북한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식량난이 극심해지자 15만t의 식량을 무상으로 긴급 지원하면서 퍼주기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또 다시 무상지원을 제공할 경우 발생할 논란을 피하면서 보다 쉽게 북한을 지원할 방법을 찾다가 차관이라는 형식을 취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문) 남북간 식량차관 계약서에는 어떤 내용들이 포함됐나요?

답) 네, 계약서의 정확한 명칭은 남북 식량차관 제공 합의서인데요. 주요 내용을 보면, 상환 기간이 차관 제공 후 10년 거치 20년 상환에 이자율은 연 1%입니다. 계약 당사자는 한국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 그리고 북한에서는 조선무역은행이었습니다. 합의서에는 또 분배의 투명성 보장이 명기됐고, 북한이 공급받은 식량은 남북간 화해협력과 신뢰 증진을 저해하는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포함됐습니다. 이밖에 쌀 포장에 한국의 지원 물자임을 명기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후 추가로 체결되는 식량차관 합의서에서도 기본 골격을 이루게 됐습니다.

문) 계약이 여러 차례 체결됐다는 얘기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2000년에는 태국산 쌀 30만t과 중국산 옥수수 20만t, 2002년에는 국산쌀 40만t, 2004년 국내산 쌀 10만t과 외국산 쌀 30만t 제공 등, 해마다 별도의 계약으로 차관이 제공됐습니다. 2006년의 경우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으로 식량차관이 제공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더 이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는데요, 전반적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문) 그 동안 한국이 북한에 제공한 식량 차관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답) 네, 7년 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식량 차관이 제공됐습니다. 쌀이 2백40만t 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한국산 쌀이 1백65만 t, 외국산 쌀이 85만t 입니다. 이밖에 중국산 옥수수 20만t이 제공됐습니다. 금액으로는 7억2천만 달러인데요, 이자 1억5천만 달러를 합하면, 총 8억9천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 방식이기 때문에 최초 상환일인 지난 7일 5백83만 달러를 시작으로, 내년에 5백78만 달러, 2014년에 1천9백 70만 달러 등 2037년까지 상환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습니다.

문) 식량차관과는 별도로 북한이 한국이 갚아야 할 다른 차관도 있다고요?

답) 네, 한국 정부가 2007년부터 2008년에 북한에 제공한 경공업 원자재 차관이 있는데요, 섬유와 신발, 비누 등 94개 품목의 원자재 8천만 달러 규모입니다.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인데요, 첫 상환일이 2014년 3월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제공한 1억3천만 달러 상당의 철도와 도로 자재 차관도 있는데요, 공사가 중단되면서 상환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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