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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대북 수해 지원, 신의주에 집중


지난 7월 중순부터 폭우가 쏟아진 북한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압록강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 구호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 홍수 피해 현황과 대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북한의 홍수 피해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비가 어느 정도 왔습니까?

답) 네, 지난 7월 12일부터 국지성 호우로 인한 돌발 홍수가 북한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북한 평균 강수량은 3백15mm로 200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는데요. 특히 압록강 상류인 중강진과 혜산에 예년의 2 배가 넘는 비가 와서 7월 말 들어 압록강 수위는 15년 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8월 들어서도 압록강 상류와 중국 동북 지역의 폭우로 물은 계속 불어났고요. 그러다가 21일 하룻동안 평안북도 수풍 지역에 347 mm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져 압록강이 범람하고 신의주 시 일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문) 올 여름 비 피해는 특히 신의주 시 일대에 집중됐지요?

답) 네, 국제적십자연맹은 함경북도를 제외한 북한 전역을 홍수 피해지역으로 분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의주 일대가 유독 심각합니다. 북한 당국은 7월 중순부터 계속되는 비 피해에 대응해 자체 자원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8월 21일 압록강이 범람해 신의주 일대가 큰 피해를 보자 결국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문) 신의주 지역에 대해서만 수해 지원을 요청했나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4일 오후 평양주재 유엔 기구들에 공식 서한을 보내, 유엔이 미리 비치해 둔 응급 구호물품들을 방출해 신의주 인근 수재민들에게 나눠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뿐 아니라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 비정부기구들과 국제적십자연맹에도 같은 요청을 했습니다.

문) 북한 당국이 신속히 지원을 요청한 셈인데요,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 유엔은 합동조사단을 신의주로 급파해 26일과 27일 피해상황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단은 평양으로 돌아온 뒤 주말 내내 마라톤 회의를 했고요, 논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만큼 일부 지원 물품들은 이미 25일부터 분배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수재민들에게 영양강화과자를 제공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 WHO는 보건용품, 유엔아동기금 UNICEF는 식수정화제, 영양강화우유, 비누, 양동이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 국제적십자사는 올해 장마철이 시작된 7월부터 꾸준히 수해 지원을 해오고 있죠? 신의주 구호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요?

답) 국제적십자사는 홍수가 일어난 직후인 8월 21일부터 신의주 지역에서 피해상황 조사에 나섰고요, 이에 따라 27일 수해 지원을 위한 특별예산을 집행했습니다. 예산 규모는 37만 여 달러로, 수재민 1만6천 명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계획이며, 가장 취약한 2천 5백 가구 약 1만 명에게는 이불, 식수통, 위생물품 등 식량을 제외한 구호물품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문) 유럽연합 소속 6개 비정부기구 NGO들이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들도 지원을 계획하고 있나요?

답) 아닙니다. 유럽위원회의 브램 브랜즈 북한담당관은 30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아직 북한이 지원을 공식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은 유럽연합의 추가 지원 없이, 함경남도의 어린이 복지시설과 보건시설들에 비누와 양동이를 포함한 위생용품들을 분배하고 있습니다.

문) 다른 민간 구호단체들의 지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우선 미국의 기독교 구호단체 사마리탄스 퍼스가 수재 구호물품 90t을 긴급 공수합니다. 오늘 (31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보잉 747 화물기가 출발해 9월 2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인데요, 90t의 구호물품 가운데는 의약품, 수질정화제, 임시보호소 건립용 자재, 이불, 공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 머시 코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GRS, 아메리케어스도 구호물품을 보낼 예정입니다.

문) 한국에서도 북한 수해 지원 움직임이 있죠?

답) 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어제 (30일) 신의주 지역에 보내기 위해 밀가루와 의약품 등 1백67만 달러 상당의 물자 반출을 통일부에 신청했습니다. 이 단체는 중국 선양에서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만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고요. 앞서 전해드린 대로 한국 정부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에 지원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문) 국제기구들과 민간단체들이 북한의 수해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개별 국가 차원의 지원은 없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과 적십자가 아직 국제사회에 특별자금 모금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적십자가 지난 27일 집행한 특별예산은 적십자 자체 예산입니다. 북한 내 유엔기구들을 관장하는 제롬 소바쥬 유엔개발계획 UNDP 평양사무소장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현재로서는 유엔 긴급구호 요청을 발동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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