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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식강국 목표, 자유경제가 중요"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식경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달 19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 높이 나라를 지식경제 강국으로 일떠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인터넷을 통해 선진국의 과학기술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식경제’를 강조하는 데는 정치적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합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서울의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녹취: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 “북한이 경제 문제를 푼다고 했지만 주민들에게 보여줄 성과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식경제 강국, 주민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갖고 뭔가 성과를 낸다는, 경제 문제를 푼다는 화두, 비전을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식경제와 관련해, 주로 컴퓨터와 수치제어식 공작기계인 CNC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조선중앙방송] “(음악)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프로그램에 따라 만드는 선군시대의 자랑, 우리식CNC기술..”

그러나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북한이 ‘지식경제’를 너무 편협한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KNOWLEDGE BASED ECONOMY FOCUSED ON…

지식기반 경제라는 것은 노동력보다는 창의력과 지식에 바탕을 둔 경제를 의미하며, 인간이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그레이스 오 교수는 북한이 진정 지식경제를 일으키고 싶으면 민간 기업 설립을 포함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THE REASON WHY FACEBOOK WAS…

미국의 대표적 지식기반 기업인 페이스북이 자유로운 시장경제 풍토에서 빠르게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도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현행 북한 헌법은 ‘모든 생산 수단은 국가가 소유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인은 기업을 설립할 수도 없고 창의력을 발휘해 기업 활동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힘든 사회라는 점은 ‘특허’ 출원 건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지난 해 북한이 출원한 특허는 단 2건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4만8천 건, 그리고 한국과 중국도 수 만 건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특허란 발명품과 기술을 개발한 개인에 대해 단독적인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외자 유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든 산업경제든 경제를 되살리려면 외국에서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지금같은 제도로는 어렵다는 겁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 “기존의 외자 유치는 북한식 투자 유치였거든요. 북한이 기존의 체제는 유지하면서 자본을 끌어 들이려 하니까 자본이 안들어 온 것인데, 김정은이 진정 외자를 유치하려면 투자 기업 입장에서 정책과 제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먼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한편 북한에서 무역일군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3년 서울에 입국한 김태산 씨는 북한이 지식경제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대학생 수를 늘리고 교육제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탈북자 김태산] “대한민국에서는 중학교를 졸업한 사람의 97%가 고등학교를 가고, 고등학교 졸업생 중 87%가 대학을 가는데, 북한에선 고등학교 졸업생 중5-7% 밖에 대학에 못가요. 그런 수준에서 지식강국을 어떻게 꾸리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북한 수뇌부가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경제를 단숨에 도약시키겠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1년 1월 이른바 ‘신사고’를 강조하며 컴퓨터 기술을 통해 경제를 도약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경제는 지난 10년간 뒷걸음 친 것은 물론 주민들은 아직도 식량난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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