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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유럽과 부채 청산 후 경제관계 강화 모색”


“북한, 동유럽과 부채 청산 후 경제관계 강화 모색”
“북한, 동유럽과 부채 청산 후 경제관계 강화 모색”

북한이 동유럽의 헝가리에 부채의 90% 이상을 탕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신 나머지 부채는 현금으로 갚겠다고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동유럽 국가들과의 부채문제를 털어버리고 경제관계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헝가리 경제부는 지난 2008년 11월 평양에서 만난 북한 대표단이 북한의 경제난을 참작해달라며 전체 부채의 90%이상을 탕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 신문에 밝혔습니다.

북한이 헝가리에 갚아야 할 빚은 구 공산권의 결제단위 기준으로 약 3천만 루블에 달합니다. 대부분 냉전시절 북한이 헝가리에 수입대금을 갚지 않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헝가리 경제부는 북한이 빚을 일부 탕감 받는 조건으로 현금으로 나머지 빚을 갚기로 합의했지만, 탕감 규모와 적용 환율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채권 거래를 대행하고 있는 영국의 금융중개회사 이그조틱스 (Exotics)의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경제분석가는 헝가리 정부가 북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으로부터 돈을 돌려받더라도 액수가 매우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헝가리 정부가 이미 오래 전에 체념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컬버하우스 씨는 헝가리 정부가 최종적으로 얼마나 북한 측에 양보할지는 앞으로 양측의 협상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동유럽의 체코에도 부채 일부를 현물 상환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체코 재무부는 북한이 최근 부채 일부를 인삼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북한이 현금 대신 현물로 상환하고자 하는 부채 규모는 전체의 5%에 해당하는 50만 달러입니다.

당초 체코 재무부는 현물 상환으로 인삼 대신 아연이 좋겠다는 뜻을 북한 측에 전달하고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현재는 북한 측 제안대로 인삼을 받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북한은 과거 냉전시절 체코슬로바키아 측에 수송기계와 전동차 등의 수입대금을 갚지 않아 약 1천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에 따르면 2001년 현재 북한이 안고 있는 대외부채는 약 1백2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구 공산권 국가들에 갚아야 할 돈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고 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이 적은 액수나마 어떻게든 빚을 갚겠다고 나서고 있는 데는 동유럽 국가들과의 경제관계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동유럽 국가들과 공식적인 채무 재조정을 통해 부채문제를 털어버리고 교역과 금융관계를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해거드 교수는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서 대북 지원과 교역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북한이 경제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북한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중동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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