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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 살리려면, 내각에 힘 실어야"


최근 북한의 최영림 총리가 공장과 기업소를 자주 시찰하고 있습니다. 내각을 강화해 경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내각을 중심으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최영림 내각 총리가 최근 평양과 지방의 경제 현장을 자주 시찰하고 있습니다.

최 총리는 지난 4일 함경남도 함흥의 용성기계연합소를 시찰한 데 이어 5일엔 금야강 군민발전소를 둘러봤습니다.

최 총리는 앞서 지난 2월 자강도 희천발전소를 시찰했고, 1월에는 내각 전원 확대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최영림 총리의 행보는 내각을 강화해 경제 문제를 풀겠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아 주립대학 그레이스 오 교수]“CHOI YOUNG-LIM MADE FREQUENT VISITS…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4월 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과의 담화에서 ‘내각의 통일적 지휘에 따라’ 경제난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경제가 지금처럼 악화된 것은 경제를 책임진 내각이 군부에 밀려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민군 장교 출신으로 지난 2009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권효진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내각이라는 것은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내각은 국방위원회의 한 부서처럼 활동하고요, 내각 간부들이 제일 먼저 올라가 국방위원회 과제 총화를 하고, 그러니까 인민경제 계획은 수행 못해도 국방위원회 계획은 무조건 수행하고, 그것만 수행하면 비판을 안 받거든요.”

북한 내각이 군부에만 휘둘리는 것은 아닙니다. 탈북자들은 내각이 노동당의 통제 때문에 자체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탈북자 권효진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내각이라는 게 총리가 수상인데, 내각 본부 당 책임비서가 또 있거든요, 또 내각 본부 연합 당 위원회가 있어요. 그러니까 당 위원회 책임비서가 내각을 지휘하고 움직여요. 북한의 내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전문가들은 내각을 강화해 경제난을 풀어보겠다는 북한 수뇌부의 의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 스테판 해거드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TRYING TO RATIONALIZE…

그 동안 경제계획에서 제 역할을 못했던 내각에 힘을 실어준 건 김정은이 적어도 합리적인 경제계획을 세우는데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 수뇌부가 진정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내각에 전폭적인 권한을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다시 조지아 주립대학 그레이스 오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조지아주립대학 그레이스 오 교수]“KIM JONG-EUN WANT…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과거 남한이 그랬던 것처럼 유능한 경제 전문가를 발탁해 이들에게 큰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60- 70년대 경제기획원에 김학렬, 장기영과 같은 유능한 관료를 배치하고 이들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해 연 10%를 웃도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탈북자 권효진 씨는 북한도 실력있는 경제 전문가를 발탁하고 내각에 대한 군부와 노동당의 통제를 없애는 제도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실제로 경제를 아는 경제일군들을 국가 보직에 앉혀야 하고, 결론권과 국가운영권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 국가기관을 보면 국방위원회요, 최고 사령부요, 당 중앙군사위원회인데, 여기인 단 한 사람도 경제를 아는 사람이 없어요.”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각을 강화하려는 것은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이 경제 문제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강인덕 전 한국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제일 어려운 일이 내각이 하는 일인데, 인민경제 문제, 식량난을 해결해야 않겠어요, 그런데 김정은이 장악하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내각에 맡겨서 내각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

북한이 내각을 강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정무원의 명칭을 내각으로 바꾸고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경제는 90년대 후반 수십만이 굶어 죽는 등 오히려 뒷걸음쳤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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