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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광 유람선 만경봉 호 첫 시범운항, 기대 이하” 국제언론


유람선 관광을 떠나는 만경봉호

유람선 관광을 떠나는 만경봉호

최근 북한의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첫 관광 유람선 만경봉 호의 승선기를 많은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만경봉 호의 시설과 서비스 등이 보통 유람선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최초의 관광 유람선 만경봉 호를 타고 최근 금강산 관광을 다녀 온 해외 언론인들이 다양한 기사를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신문의 기자는 만경봉 호에 대해 `유람선 관광 가격에 고물 부정기 화물선’ 이라고 혹평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여행사 관계자 등 사업가들과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나선-금강산 간 관광 유람선을 시범운항 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과거 북한과 일본을 왕래하다가 지난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일본 정부의 입항 금지로 발이 묶인 만경봉 호를 관광 유람선으로 개조해 운항했습니다.

중국 옌지에서 북한의 나선항에 도착한 1백 30여명의 승객들은 작은 국기와 조화를 흔드는 5백 명의 북한 학생과 근로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금강산으로 21시간의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항구에는 확성기를 통해 혁명가가 크게 울려 퍼졌고 색종이 조각들이 휘날렸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출항식과 기대감도 잠시. 많은 승객들은 만경봉 호의 승선 경험이 기대 이하였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의 에드워드 옹 기자는 13일자에 신문에 게재한 기사에서, 만경봉 호의 비좁은 객실, 싸구려 음식, 악취 나고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화장실 등은 쿠나르나 카니발 등 유명 서구 유람선과 비교할 수 없이 형편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옹 기자는 2백 명 이상이 어둡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선실을 가득 메웠고, 때로는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8명이 한 방을 쓰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유람선이기 때문에 제한 없이 다양한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도 기대와 달랐습니다.

옹 기자는 금속 식판과 형광 불빛, 국자로 떠서 덜어 먹었던 잘게 썬 닭고기와 오이 등을 회상하며, 만경봉 호에서의 저녁식사는 마치 이라크 미군 기지 내 식당을 연상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옹 기자는 이어 여종업원들이 남은 음식을 배 밖으로 던졌고, 바람이 불어 음식 쓰레기 일부가 다시 갑판으로 실려왔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미국의 `블룸버그 방송’도 만경봉 호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아주 단순했다며, 승객들이 줄을 서서 스테인레스 식판에 야채국을 담는 모습을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인 북한에서 만경봉 호는 그래도 고급 유람선에 속한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 신문도 지난 1일자에서 북한이 자랑하는 ‘초호화’ 유람선 만경봉 호는 실제로는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the least luxurious)’ 유람선이라고 냉소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한편 만경봉 호의 열악한 시설과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당시 관광이 가치 있었다고 말하는 관광객들도 있습니다. 동해안의 절경과 해돋이, 금강산의 빼어난 경치 등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당시 시범운항에 참가했던 한 중국인 여성 관광객의 말입니다.

이 여성은 바다가 너무나 깨끗하고 공해가 전혀 없다고 감탄하며, 자신은 아주 다른 종류의 기쁨을 맛보고 있으며, 이 곳을 관광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외부세계의 경제 제재와 관계 악화로 경제가 피폐한 북한은 외국 투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남북관계 악화와 한국의 현대아산을 통한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잃게 된 외화 수입을 중국 등의 관광객 유치로 만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나선-금강산 간 유람선 관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조선대풍 국제투자그룹의 박철수 부총재는 미국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유람선 관광 사업을 진행하는데 “아직 개선될 점이 많다”며, “내년에는 9백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좀더 호화로운 선박이 취항할 것이며, 여름 성수기에 하루 4천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만경봉 호 시범운항을 다녀온 외신 기자들은 한결같이 북한 유람선 관광은 한번이면 충분한 여행이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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