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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농축 우라늄 계획 가동시 대화 재개 더욱 어려워져”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서 의심스런 공사를 재개한 데 이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한국 청와대 당국자의 발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할 경우 미-북 대화는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영변 핵 시설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된 가운데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해 주목됩니다.

한국 청와대의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은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 핵의 실체적 위협은 가속도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수준에 와 있다”며 “핵 프로그램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비서관은 특히 “북한은 영변에 있는 것 (플루토늄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고농축 우라늄 (HEU)을 포함해 모든 핵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 비서관의 발언이 모종의 대북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클링너 연구원은 김태효 비서관이 한국 또는 미국 정보 당국의 정보를 근거로 그 같은 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한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은 아닙니다. 미국은 지난 2002년부터 북한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아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지 않다고 7년간 부인해 왔습니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 2009년 6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이 성과적으로 시험단계에 들어섰다’며 농축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습니다. 이어 그 해 9월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유엔 안보리 의장에 보낸 서한을 통해 ‘우라늄 농축이 결속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에 착수했을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2 개의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영변의 핵 시설은 미국의 정보위성에 노출돼 있습니다. 반면 우라늄 농축 시설은 지하에 감춰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눈을 피해 핵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래리 닉쉬 박사의 말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영변 핵 시설은 낡은 데다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는 반면 우라늄 농축 시설은 비밀리에 핵 개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영변 핵 시설 내 움직임과 우라늄 농축 여부에 대해 정보사안이라며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활동 재개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 해군 제독 출신인 에릭 맥베이든 외교정책분석 연구소 국장의 말입니다.

“에릭 맥베이든 소장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대단히 실망스런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변 핵 시설 내 움직임에 이은 우라늄 농축 소식은 미-북 대화 재개에 악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려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우라늄 농축은 문제를 한층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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