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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영림 내각 총리, 중국과 경협 확대 집중 논의


북한 내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 총리가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8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어제(8일) 귀국했습니다. 최영림 총리는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당시 시찰했던 헤이롱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그 배경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한 최영림 내각 총리가 이끄는 북한대표단이 어제(8일) 귀국했군요?

답) 네. 형식상 북한 내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 총리가 이끄는 북한대표단은 7박8일 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어제평양으로 돌아갔습니다. 최 총리 일행은 지난 1일 중국 동북부 헤이롱장성 하얼빈시를 시작으로 7박8일 동안 지린성 창춘시와 지린시, 랴오닝성의 선양시와 다롄시 등 동북 3성 주요 도시를 종단하며 모두 둘러 봤습니다.

문) 이번에 최영림 총리와 원자바오 중국 총리 간의 북-중 총리 회담은 열리지 않았나 보군요?

답) 네. 최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가 회담을 가질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중국 관영언론의 관련 보도가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양국의 공식 또는 비공식 총리급 회담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최 총리는 지난 4일 지린성 창춘시에서 여러 명의 중국 부총리 가운데 한 명인 쟝더쟝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최 총리 일행은 또 동북 3성을 방문해 공산당 당 서기와 성장을 만났습니다.

문) 최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은 북한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방문은 북-중간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춘 것 같은데요.

답) 네. 헤이롱장성의 하얼빈시, 지린성의 창춘시와 지린시, 랴오닝성의 선양시와 다롄시 등 최영림 총리 일행이 방문한 도시는 지난 5월과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지역입니다. 최 총리 일행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내 산업시찰 코스를 그대로 다시 밟은 셈입니다. 또 이번 북한대표단에는 9월 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최 총리를 비롯해 대외경제 담당인 로두철 부총리와 김창룡 국토환경보호상, 황학원 도시경영상 등 북한의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고, 방문단도 30여 명에 이를 만큼 이례적으로 규모가 컸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 총리가 이끄는 북한대표단이 중국의 선진 산업현장을 둘러본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 당시 밝힌 북-중 경제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해석되는데요, 이번에 북한이 중국 동북 3성과의 실질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북-중 간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틀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최영림 총리 일행은 중국 동북지역의 산업시설을 집중적으로 시찰했다죠?

답) 네. 최영림 총리가 이끄는 북한대표단은 중국 방문 첫째 날인 1일 헤이롱장성 하얼빈시에서 지빙쉬앤 헤이롱장성 공산당 위원회 서기와 회담을 하고 2일까지 이틀 동안 하얼빈에 있는 전기회사와 제약회사, 농업연구소 등을 시찰했습니다. 3일에는 지린성의 창춘시에 도착해 중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창춘 이치자동차 회사와 지린 농업박람원, 창춘열차회사, 지린대학 등을 둘러본 데 이어 쑨정차이 지린성 공산당 서기가 주재한 지린성 경제상황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최 총리 일행 또 6일 랴오닝성 선양시로 이동해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왕민 랴오닝성 당 서기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최 총리는 7일 오전 천정가오 랴오닝성 성장으로부터 랴오닝성의 경제 사회발전과 내년부터 5년 동안 시행될 12차 5개년 계획에 대한 상황을 들었습니다.

이어 지난 7일 오후 마지막 방문지인 다롄에 도착해 샤더런 다롄시 공산당 서기와 만나 양측간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어제는 다롄시 경제개발구의 산업시설을 둘러봤습니다.

문) 최영림 총리는 동북3성 고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히 중국의 경험과 선진기술을 배우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요?

답) 지난 3일 쑨정차이 지린성 공산당 서기와 왕루린 지린성 성장은 최 총리 일행에게 중국의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 개방 선도구’ 사업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북-중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쑨정차이 당 서기는 이 자리에서 북한에 진출한 지린성 기업이 35개에 이르고 지난해 양측 무역액이 6억1천만 위안으로 북한은 지린성의 4대 무역 동반자가 됐다며 경제협력은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최 총리는 지린성이 거둔 성공적인 경험과 선진기술을 익히고 쌍방간 교류와 합작이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6일 랴오닝성의 왕민 당 서기는 최 총리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랴오닝성에서 석유화공, 철강 금속제련, 각종 장비 제조 분야가 발달했고 신재료와 전자정보 산업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 최고 지도자의 직접적인 관심 아래 랴오닝성은 북한과 경제무역 등 각 영역에서 우호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최영림 총리는 북한 대표단의 이번 참관과 시찰을 계기로 공업 등 각 영역에서 랴오닝성이 이룩한 경험과 선진기술을 배우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앞으로 북-중 경제협력이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가속화될 지도 관심사인데요…

답) 네. 북-중 경제협력과 관련 가장 주목 받는 지역은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두만강 경제협력 벨트’ 입니다. 최 총리 일행이 중국의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 개방 선도구’ 사업을 추진하는 지린성에서만 3박4일 동안 장기 체류한 이유도 창춘-지린-투먼과 북한 라진•청진을 잇는 ‘두만강 경제협력 벨트’ 구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창춘-지린-투먼’을 잇는 지역을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동해 항로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북한 라진항과 청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습니다. 중국은 또 훈춘에서 북한 라진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개설을 북한에 약속했고, 투먼에서 북한 청진 구간 철도 보수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도 경제난 해결을 위해 라선특구를 자유무역지대로 개발하려 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적극 추진하는 두만강 경제협력 벨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 총리 일행의 중국방문 기간 북한과 중국은 원정리-라진항 고속도로의 통행료 징수권을 둘러싼 갈등 해소에 나서는 등 라진항과 청진항 항로의 조기 개통을 놓고 협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북한과 중국 간에 경제협력이 이뤄질 산업 분야로 어떤 것들이 예상되나요?

답) 먼저 중국 동북3성에서 지린성 창춘에는 자동차, 랴오닝성에는 전기전자, 헤이룽장성에는 석유화학 부문이 비교적 발달해 있는데, 북한이 이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동북3성의 산업적 인프라를 활용해 북한 내에 연관 산업을 육성하는 구상이 검토될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류와 같은 경공업 분야에서도 협력할 여지가 있고, 중국 관광객 유치, 신의주와 단동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 등도 최영리 총리 중국방문 기간에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동북3성의 물류를 연계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항만, 철도, 도로 등 산업 인프라 개발에 독점적 권한을 따내는 데 주력하는 한편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연변(옌볜)조선족자치주가 북한 라선시와 관광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답) 네.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는 오늘 홈페이지를 통해 김성문 국장이 이끄는 연변주 대표단이 최근 북한 라선을 방문, 주요 관광시설을 시찰하고 라선시 당국자들과 관광 합작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치주 정부 대표단은 통관과 관광 노선 편성,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주문하면서 관광 합작 확대를 라선시에 제안했습니다. 이에 북한 라선시 관광국은 전력 사정과 관광객 접대시설 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하면서, 라선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고 연변주 정부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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