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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경제협력 일부 가시화”


최근 들어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경제난과 국제적인 제재 속에 점점 더 고립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지난 2-3년 전부터 북한과 중국간 경제협력과 관련한 계획들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진척 된 것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일부 경제협력 사업들이 가시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31일 착공된 신압록강대교 착공식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이 다리는 2007년 초 중국이 제의한 지 약 3년 만에 착공식이 거행됐는데요, 일부에서는 올해 북-중 경협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이달 중순에는 중국 동북 지방에서 생산된 석탄 2만t이 북한 라진항을 통해 상하이로 운송됐습니다. 중국이 라진항을 이용해 남방 지역으로 물자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중국 당국이 지난 해 5월 라진과 상하이 간 항로를 승인한 지 8개월 만에 화물 운송이 시작된 것입니다.

문) 앞서 알려졌던 계획들이 일부 성사되고 있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계획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해 12월 25일, 중국이 라진항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간 사용하고, 라진과 중국 지린성 취안허 사이에 고속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투자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해 말에는 중국의 상지관군투자 유한공사가 북한 측과 라선 경제특구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는데요, 투자 규모는 20억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을 위한 인적 교류도 활발한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지난 6일 이기범 선양주재 북한 총영사가 지린성을 방문, 중국 공산당 지린성위원회의 쑨정차이 서기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면담에서 쑨 서기는 올해 양측 간 경제협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중국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또 지난 해 11월 초에는 최영림 북한 내각총리가 방문단을 이끌고 하얼빈과 창춘, 선양, 다롄 등을 둘러봤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로 사실상 낙점된 시진핑 국가부주석 겸 당 상무위원은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북한과 활발한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지린성을 시찰했는데요, 북-중 경협 흐름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북한 정부가 대외 사업과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최근 앞으로 10년 안에 농업과 국가 기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발표했는데요, 12개 분야에 걸쳐 1천억 달러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외자 유치를 통해 물류단지와 에너지,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것인데요, 한국 민간연구소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이 5개 지역에 산업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석유 에너지 개발과 전력을 3천만 kw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 그리고 공항과 항만 건설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구요”

북한 당국은 이보다 앞서 지난 해 7월에는 합영투자위원회를 발족시켰는데요, 외자 유치가 목적입니다. 이 위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리철 전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문) 북한이 중국을 통해 경제적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현재 기댈 곳은 중국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남북 경협이 축소되고 국제 제재로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이 제한된 상황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의지할 대상은 중국 외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두 나라 간 경제적 밀착 관계는 지난 2009년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과 지난 해 김 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 이후 그 어느 때 보다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문) 하지만 북한의 특수한 정세 때문에 북한에 대한 투자에는 큰 위험이 따르는 상황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 당국도 그런 우려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해 개혁개방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라선특구법을 개정했고, 압록강의 섬 황금평을 특구로 개발하기 위한 특별법도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관련 법률들을 손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가 지난 해 발간한 대북 직접투자 안내서에 따르면, 대북 투자위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또한 투자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중국 기업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 투자에 대한 안전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영투자법을 개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 정도로 투자자들이 만족할지 의문인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한반도 긴장과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외자 유치 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핵 문제 해결이 필수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핵을 포기하는 것이며, 그렇게 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문) 역시 북한 핵이 문제군요.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최근 들어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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