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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비판한 시사만화 봇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지도자 김정은을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시사만화들이 전세계 언론에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의 과도한 국방비 지출과 주민들의 굶주림을 비교하거나 김정은을 철부지로 묘사하는 주제들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24일 해외 언론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대대적으로 추켜세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세계 1만 2천여 개 출판, 보도물이 김정은의 태양절 열병식 연설을 특대소식으로 보도해 전세계 수억 명이 시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에 대한 세계 언론들의 최근 보도는 대부분 매우 비판적이거나 냉소적입니다. 국민은 굶주리는 데 정권은 엄청난 돈을 국방비와 김일성 100회 생일 행사에 쏟아 붓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각국 언론들에 봇물을 이루고 있는 북한 관련 시사만화들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시사만화는 한 컷의 그림으로 세태를 풍자하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국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한 시사만화가 마이클 라미레즈 씨는 23일 미국 내 여러 언론들에 공급한 만화에서 북한 정부의 이중성을 비판했습니다. 굶주린 주민들이 살찐 김정은의 사진 아래서 쥐를 구워먹으며 “인공위성이 왜 필요한지 다시 말해달라” 고 불평하는 모습을 그린 겁니다.

미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주목을 끌기 위한 굶주림’ 이란 제목으로, 한쪽에는 김정은이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한 서류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는 뼈만 앙상한 북한 남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서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쿠바 출신의 시사만화가 구스타보 로드리게스 씨는 스페인어권 신문인 ‘엘 누에보 헤럴드’ 지에서 역시 민생을 무시하는 김정은의 모습을 만화로 풍자했습니다.

김정은과 군 장성이 입을 크게 벌린 ‘로켓 발사’ 란 이름의 상어에게 푸짐한 음식을 먹이는 동안 기아에 허덕이는 소년이 빈 냄비를 든 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장거리 미사일 앞에서 박수를 치며 웃고 있는 배 나온 김정은과 군부 실세들 앞에서 쓰레기를 뒤져 음식을 먹는 꽃제비 소년들을 대비한 만화, 김정은이 버튼을 눌러 발사한 고철 미사일이 식량 원조를 기다리는 허기진 주민의 바구니에 떨어지는 모습을 풍자한 만화도 있습니다.

시사만화가들은 특히 김정은을 ‘철부지 어린아이’로 묘사한 주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사만화가인 제레미 넬 씨는 기저귀를 찬 김정은이 자기 몸보다 큰 로켓을 위태롭게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러면서 “너희들이 좋아하든 말든 내 로켓을 보여줄 것” 이라고 과시하는 김정은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러시아의 시사만화가인 알렉산더 주딘 씨는 장난감 로켓 앞에 성냥을 들고 불장난을 하려는 어린 김정은의 모습을, 슬로바키아의 마틴 수토벡 씨는 어린 김정은이 무선으로 원격조정되는 장난감 로켓이 곤두박질치자 조정기를 든 채 엉엉 울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등 4개국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더 위크’는 커다란 집무질 의자에 앉아 곰인형과 놀고 있는 어린 김정은에게 비서가 비상 단추들에 대해 주의를 주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비서가 김정은에게 책상 위 앞쪽 단추는 엄마를 부르는 버튼이고 또 다른 단추는 핵 발사 버튼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모습입니다.

이 밖에 고무줄 총에 미사일을 당긴 뒤 그 위에 올라 앉아 환호하는 김정은, 로켓 헤드폰을 머리에 낀 채 환한 미소를 짓는 김정은을 ‘거칠고 비정상적인 사내’로 지적한 풍자만화, 미사일 발사대에 대형 콜라를 올려 놓은 뒤 이번에는 김정은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군 장성의 모습을 그린 만화도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을, 흔든 뒤 뚜껑을 열면 압력에 의해 위로 잠시 솟는 콜라 뚜껑에 비유한 겁니다.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 신문은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 2분도 안 돼 폭파된 것을 풍자하기 위해 수퍼맨이 순식간에 날아와 로켓을 주먹으로 치는 모습을 풍자 만화로 올렸습니다.

일부 언론은 유엔 안보리 앞에서 ‘로켓 발사’ 란 제목의 스프레이를 자기 눈에 뿌리는 김정은의 모습을 그려 김정은이 스스로 제재를 초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가슴에 다이너마이트와 로켓들을 품은 채 오른손을 치켜든 김정은의 모습을 풍자한 만화도 있습니다.

미국의 시사만화가 해리 해리슨 씨는 특히 최근 북한에서 열린 열병식 장면을 풍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이 사열대 앞을 지나는 미사일을 보며 군 책임자에게 이번에는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군 책임자는 당연하다며, 다만 목표 지점까지 미사일 운반차량을 운전해서 가야만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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