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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범 수용소 주제 전시회 성황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학생들이 주최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고발 전시회장에서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학생들이 주최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고발 전시회장에서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한국의 일부 대학생들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고발하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북한의 인권 실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이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4일 오후 서울 인사동 가나 아트센터. 쉰 평 정도 되는 이 화랑이 설 연휴를 맞아 관람객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여느 화랑에서 볼 수 있는 미술작품 대신 이곳에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전시품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 북한인권학회 학생들이 주최한 이 전시회는 지난 2일 시작했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모든 것,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라는 제목의 전시회는 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열린 것입니다.

하루 3, 4백 명 정도 들어오면 다행이라고 예상했다가 뜻밖에도 1천500 명에서 2천 명 정도가 관람하는 바람에 주최 측도 당황할 정도입니다. 이 학회 학회장을 맡고 있는 하임숙 씨입니다.

“정치범 수용소라는 용어 자체가 많은 분들이 관심이 없는 분야인데 오셔서 하나하나 너무 꼼꼼히 공부하듯이 읽고 가시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구요.”

이 곳에는 사진과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의 그림, 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행방불명자 명단, 포스터 등 70 여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 전시품들은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대북 인권단체들의 지원을 받기도 했고, 포스터 등은 학생들이 자체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1985년 독일 유학 중 북한에 들어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다시 탈출한 오길남 박사의 두 딸 혜원, 규원 씨를 구하기 위한 엽서쓰기 운동도 함께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 박사가 북한에 남겨놓고 온 두 딸은 20년이 넘게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을 구하는 데 쓰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엽서와 함께 1천원의 성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5일부터 14일까지는 정광일, 강철환 씨 등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과 북한인권연합 사무총장인 정 베드로 목사 등 인권운동가들이 하루 한 사람씩 관람객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갖습니다.

하임숙 씨는 학회가 처음엔 단순한 독서 동아리로 시작했다가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면서 이 같은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너무 심각하다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러면 사람들에게 가장 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을 하다가 저희 학회에 디자인 하는 친구들도 많아서 사진전을 한 번 해보자 하며 겁 없이 한 게 있었죠.”

관람객들은 북한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면서 이런 사실을 고발하는 행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열려야 한다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시내 고궁 구경을 나왔다가 이곳에 들렀다는 올해 63살 김태영 씨는 젊은세대들이 의외로 많이 찾아왔다며 북한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보니까 젊은 사람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면서 구경거리 삼아서 그냥 보는 건지 뭔가 이거 한 번 봐야겠다 하고 보는 건지 모르겠는데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20대인 김진영 씨는 북한 수용소 문제가 자기 또래들 사이에선 전혀 관심이 없었던 문제였는데 새삼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뭔지도 모르고 들어왔지만 일단 들어와서 보니까 조금이라도 본 게 있으니까 나중에 혹시라도 이런 기사나 이야기가 들리면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겠죠.”

하임숙 씨는 이번 행사가 호응이 좋은 것은 서울의 대표적 문화거리인 인사동이라는 장소 덕이 크다면서, 그렇지만 북한 문제가 비록 불편한 진실이라고 해도 여전히 한국 국민들로부터 뗄 수 없는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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