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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처한 북한 내륙진출 한국 기업들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북한 내륙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사실상 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업체들은 극도의 불안 속에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륙진출 한국 기업들이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한의 극한 대립으로 사실상 폐업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현재 180 여개에 달하는 이들 기업들은 개성공단 기업들과는 달리 지난 5월24일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응으로 남북 간 교역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업체들은 남북 간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입 반출이 전면 불허되면서 주문 취소 또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 생산지 변경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 등으로 이미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피해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잇따라 갖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봉제 가공업체인 주식회사 스칼레아의 동방영만 사장은 위탁가공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가칭 남북경협경제인총연합회 준비모임을 오는 3일 열고 통일부에 대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 총연합회에서 우리가 3일 날 준비 모임을 합니다. 총연합회를… 저희가 여의도에서 이제 각 협의회 단체장들 모여 가지고 이제 그 협의를 해서 통일부에 건의하는 그런 부분을 좀 만들 겁니다.”

업체들은 앞서 지난 5월25일 엄종식 통일부 차관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남북 간 원부자재와 완제품의 반출입 금지조치에 유예기간을 줄 것과, 긴급 운영자금 대출 등을 건의했었습니다.

또 20 여개 위탁가공업체들은 1일 서울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건물에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후속 조치로 인한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내륙진출 기업들 가운에 북한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한 협력업체들은 상황이 더 나쁩니다. 협력업체들은 남북 교역의 전면 차단으로 북한에 투자했던 설비 등을 고스란히 잃을 처지입니다. 협력업체들은 이 때문에 오는 7일쯤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남북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 김정태 회장은 연간 6~7억 달러 정도의 부가가치를 만들었던 대북 협력업체들은 이른바 퍼주기가 아니라 스스로 사업을 개척한 남북 간 상호주의의 사례라며, 이렇게 문을 닫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우리도 퍼주기 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서 한 것이지 누가 하나 도와준 것도 없습니다. 개성공단은 다 정부가 우리 공단이라 그래 가지고 1조 몇 천억을 들여서 도로에서부터 철도에서부터 기반시설, 전력에서부터 다 해줬습니다. 그러나 내륙진출 기업에는 그런 거 단 한 개도 해준 게 없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우리가 내고 그리고 어려움이 닥치니까 우리부터 나갔다는 거죠.”

김 회장은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이 모임을 통해 사업이 중단되는 데 따른 피해 보상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륙진출 기업들은 개성공단 진출 기업 중 상당수가 남북경협기금에서 피해액을 구제받는 경협보험에 가입한 것과는 달리 보험가입 업체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한편 북측 지역에서 위탁가공을 통해 생산된 완제품이 한국정부의 천안함 후속 조치 이후 처음으로 정부 승인 아래 1일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통일부는 깐마늘과 의류, 전선 단자 등 모두 4종류의 물품 반입을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천안함 후속 조치가 발표된 5월24일 이전에 원부자재가 이미 북한에 들어간 경우 완제품 반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정부의 ‘사안별 허용’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통일부는 하지만 5월 24일 이후 반출입을 전면 차단했기 때문에 이같은 반입 승인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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