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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남북 비핵화회담 분리 방침”


북한의 공격이 발생하자 인천으로 피신하는 연평도 주민들
북한의 공격이 발생하자 인천으로 피신하는 연평도 주민들

한국 정부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담당 고위관계자는 19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있어야 남북한이 비핵화 회담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국 연합뉴스에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가 있으면 분명히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사과가 없다 하더라도 북한이 진정성만 갖고 있다면 비핵화는 그것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그런 진정성과 의지를 보이지 않으려는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도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장기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지만 남북 비핵화 회담과는 분리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들은 그 동안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지난 달 발언입니다.


“비핵화 회담에 관한 한 전제조건이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명백한 도발이었고 우리 국민의 인명과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북한 측의 명백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을 기하기가 어렵겠다, 그러니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비핵화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분리 대응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 반면 이번에 나온 발언들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분리 대응할 뜻을 더 분명히 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를 공식 입장으로 발표할 것인지, 발표한다면 어떤 형태를 띨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현안들을 논의합니다.

그 동안 미국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입니다.

“North Korea...”

북한 문제에 어떤 진전이 있으려면 먼저 북한이 도발행위를 중단하는 행동 변화를 보여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성환 장관의 이번 미국 방문은 북한이 남북한 비밀접촉 사실을 공개한 뒤 이뤄지는 것입니다. 북한은 비밀 접촉에 나선 한국측 인사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한국이 정상회담을 간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되고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남북한의 비핵화 회담을 시작으로 미-북 접촉 그리고 6자회담 재개로 이어가자는 3단계 방안은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분리대응 발언을 계기로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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