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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초상화 때문에 숨진 소년


매주 한 차례 북한과 관련한 화제성 뉴스를 소개하는 `뉴스 투데이 풍경’ 오늘은 김일성 초상화를 구하려다 사망한 북한 중등학교4학년 학생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함경남도 신흥군 인풍중학교 4학년 한현경 학생.지난 달 11일 무더기비에 의한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는 위급한 상황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구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보름 뒤인 26일.조선중앙TV는 이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한현경 학생을 훌륭히 키운 부모들과 교원들에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명예칭호화 훈장을 수여함에 대하여. 우리당의 숭고한 후대사랑 을 가슴깊이 간직하고..명예칭호 훈장을 다음과 같이 수여한다.”

14살 꽃다운 나이에 김일성 초상화에 목숨을 건 북한 학생. 그러나 학생의 부모와 학교 관계자 등 7명의 가슴엔 훈장이 달렸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 당국이 무고한 청소년의 죽음을 이용해 충성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 국제연대ICNK 권은경 국제팀장의 말입니다.

[녹취: 권은경 ICNK] 세뇌 우상화의 분위기 자체를 전 사회에 퍼뜨리고 분위기화 하려는 의도이고. 조선소년단의 구호가‘항상준비 총폭탄이 되자.잔인한 이야깁니다.김일성 일가를 위해 내 한몸 죽자 라는 것인데. 영웅 경쟁심리를 자극해서 우상화 활동을 하도록 하는..”

한편 미국의 일반인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어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숨진 한현경 학생과 나이가 같은 버지니아 거주 라광 켄 군의 말입니다.

[녹취: Kenny Rakwong] It’s a picture, like a piece of paper, not an actual person. That’s just crazy and I think it wasn’t worth it. He was raised in such a way that the picture is somehow more important than his own life.”

종이 조각에 불과한 사진 한장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일은 문명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없다는 겁니다.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어린이에 대한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유엔 아동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이양희 성균관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이양희 ] 국제법상으로 생각의 자유를 보장하는게 아니라 체제 국가가 침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겠죠. 초상화를 구하다가 그렇게 됐다 그랬을때 이게 정상적인 행동이었을까. 요즘 현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예가 없죠. 북한은 굉장한 현대 문명사회에서 해석하기 힘든 의식교육이 이뤄 진건 분명하죠.”

이양희 대표는 또 북한의 이러한 정치 의식화 교육을 심리학에서 유명한 조건반사 실험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녹취:이양희 ]물론 이 사건 하나로 전반적인 평가는 위험하겠죠. 개의 침을 흘리게 하는 방법으로 종만 울려도 자동으로 침이 나오게 조건형성훈련인데 마치 북한에서는 몇세대가 이런 교육을 받고 살았기 때문에, 3세대가 이런환경에서 생활을 하다보니조금이라도 얘기가 나오면 반사조건이 이뤄진것이라고 봅니다.

부모는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 합니다. 아들 덕에 훈장은 달았지만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낸 한현경 학생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그러나 북녘땅에는 여전히 철부지 어린이들을 겨냥한 정치화 교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취:북한 유치원 공연] “지금부터 아버지 대 원수님께 큰 기쁨을 드린 유치원 어린이들의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아버지 장군님 기다리면서 날마나 부르는 노래..”
미국의 소리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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