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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후계체제 구축 전면에 나선 조선노동당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하는 북한 여군의 행진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하는 북한 여군의 행진

북한이 후계 구축 작업을 본격화 한 가운데 조선노동당이 어제 (10일) 창건 65주년을 맞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당이 직면한 주요 과제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경제난 수습, 민심 이탈 방지 등을 꼽고 있습니다. 노동당의 현실과 과제를 최원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지난 달 28일 44년 만에 열린 대표자회를 통해 정체 상태에 있던 당 조직을 정비했습니다.

우선 후계자 김정은을 포함해 1백24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을 선출해 당 중앙위원회를 개편했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 한 명 뿐이던 정치국 상무위원을 5 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비서국에서도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부위원장 김정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동안 ‘선군정치’에 밀려 힘을 잃었던 노동당이 이번 대표자회를 계기로 다시 부활했다고 말합니다. 미 동부 컬럼비아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말입니다.

PARTY IS IN A SENSE REVIVIED..

노동당이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다시 평양의 중앙 무대로 복귀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군부와 노동당의 역학관계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노동당을 중심으로 군을 지휘하는 그런 체제가 강화됐다고 볼 수 있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과 군을 조화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보여집니다.”

과거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당이 정비됐다고 해서 군부의 힘이 약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CENTRAL POWER IS NATIONAL DEFENSE COMMISSION…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을 볼 때 군부가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방위원회가 권력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당 대표자회를 마친 노동당 앞에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경제난 해결, 그리고 민심회복 이라는 3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후계 문제와 관련 노동당은 앞으로 2-3년 안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군부를 장악하는 한편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가 되는데 필요한 정치적 업적과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 해군 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의 말입니다.

HIS SON IS 27 YEARS OLD KIM…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은 20년에 걸쳐 권력을 물려 받았지만 올해 27살인 김정은은 아무런 정치적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갖고 권력을 물려받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난도 큰 과제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실패로 돌아간 화폐개혁으로 인한 물가난과 외화난, 그리고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당이 후계체제를 구축하려면 경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미국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는 말했습니다.

NORTH KOREA TODAY IS FALLING ECONOMY…

북한 경제는 지금 붕괴 과정에 있으며, 노동당이 다시 권력을 잡으려면 경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다독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노동당은 지난 70-80년대까지만 해도 인민생활을 돌보는 이른바 ‘어머니 당’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90년 후반 ‘고난의 행군’과 당 간부들의 부정부패로 북한 주민들은 노동당에 등을 돌렸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의 말입니다.

“당 창건 기념일 10월10일을 맞아 술 몇 병 주고 계란이나 몇 알 주고 그러면 주민들이 당장 반길지 몰라도,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먹이고 입히는 문제에 대해 노동당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의지를 보일 때, 주민들이 3대 세습을 반기지는 못해도 반대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대책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3대 세습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동당은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다시 북한의 권력체제에서 중심적 위치에 부상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동당이 과연 민심을 잡고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성공할지 여부를 체제안정의 측면에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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