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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북한 실상 담은 동영상 공개 크게 늘어


김일성의 거대 동상에 참배를 하는 북한인들 (자료사진)
김일성의 거대 동상에 참배를 하는 북한인들 (자료사진)

한국 내에서 북한 내부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공개되는 일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 위기설도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그 속을 들여다 보려는 한국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밤에는 어디서 자?”… “대합실에서 자?”... “네”

얼마 전 한국의 한 TV 방송사가 보도한 함경북도 청진시 시장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의 한 대목입니다. 시장 한 켠에서 북한의 거지 아이들을 일컫는 이른바 ‘꽃제비’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아버지가 어디 갔느냐”고 묻자 “얼굴도 모른다”, 그리고 “밤에는 어디서 자느냐”는 질문에 “대합실에서 잔다”고 답합니다.

이어 10살 안팎으로 보이는 굶주린 아이들이 쓰레기 더미 위에서 뭔가를 먹고 있는 참담한 장면이 나옵니다.

한국 내 주요 언론기관들이 최근 들어 북한의 내부 실상을 담은 동영상들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영상들은 말과 글로만 전해졌던 북한의 어려운 내부 사정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담은 이런 동영상 공개는 올 들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또 다른 TV는 당국의 통제로 인적이 거의 끊겨버린 시장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도했습니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중동의 민주화 바람, 일컬어 ‘재스민 바람’을 막으려는 당국의 조치 때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동영상 공개가 늘어난 것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북한 위기설이 심심찮게 나오면서 내부를 들여다 보고자 하는 한국 사람들의 요구가 커진 때문으로 보입니다.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 연대 김흥광 대표입니다.

“여러 방송이라든가 이런 데서 내부 장마당 실태 등에 대해서 국민의 눈으로 같이 볼 수 있는 영상이 필요하다는 그런 수요가 있으니까 요즘 북한 내부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은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져 있는 북한 식량 사정이나 장마당 실태, 후계 세습 문제 등과 관련된 장면들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동영상들은 한국 내 탈북자 수가 급증하면서 늘어난 탈북자 단체나 대북 인권단체들과 연계된 북한 현지의 통신원들이 어렵사리 만들어 보내는 것들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동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문적으로 유통시키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전문기술이 없어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휴대전화 등 장비의 발달도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동영상 중엔 한국 내 민간단체가 아예 국경을 넘어 잠시 중국으로 들어 온 북한 군인과 인터뷰한 동영상도 있습니다.

“김정은 대장이라고 하나 대장동지라고 하나?”… “대장동지라고 그러죠”… “몇 살인지 아나?”… “잘 모르죠”

NK지식인연대가 찍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동영상에서 이군인은 북한 권력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에 대한 호칭이 대장동지라고 말하고 김정은의 나이나 출신 등에 대해선 의외로 잘 모른다고 답합니다.

이화여대 김석향 교수는 이런 현상은 단기적으론 남북관계에 부담이 될 테지만 장기적으론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게 한 10년, 20년 이런 식의 긴 단위로 보면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긴 해요.”

한 북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동영상에 담긴 북한 모습은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보여주기에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상들은 특정한 장소에서 잠깐씩 단편적으로 촬영된 것이기 때문에 북한 사회의 전부처럼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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