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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한 9월 당 대표자회 후계체제 측면 주목”


한국 정부는 오는 9월 44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를 권력구도와 후계체제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회의를 통해 당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30일 북한이 오는 9월 44년 만에 여는 노동당 대표자회와 관련해 후계체제 등 권력구도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통일부 정책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정부의 시각을 담은 보고자료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북측도 당 대표자회를 통해서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하겠다, 이렇게 밝힌 상황이잖아요. 그런 만큼 우리로서도 당 대표자회를 통해서 북한의 권력구도나 후계체제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또 보고자료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1980년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부상하던 시절과 지금은 북한의 대내외 사정이 다르다”며 “김 위원장이 권력을 넘겨받던 당시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과는 달리 이번엔 압축적인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또 북측이 당 대표자회 소집의 이유로 제시했던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에 대해 당 중앙위원회와 중앙위원회 산하 정치국, 비서국, 검열위원회 등의 선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이번 당 대표자회는 당의 영도적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 위업을 완성하려는 김정일 동지의 의지의 과시”라고 밝혔습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신문은 또 “당 조직들은 모든 선전선동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당원과 근로자에게 당의 노선과 정책의 정당성 등을 깊이 인식시켜야 한다”고 밝혀 노동당의 선전선동 기능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이번 당 대표자회가 지난 해와 올해 이뤄진 국방위원회와 내각의 조직과 인사 개편에 이은 노동당 재정비 차원의 조치로 2012년 강성대국 완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그야말로 당.정.군의 조직개편이 완전히 마무리됨으로써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을 위한 하나의 체제 강화, 주민 결속 여기에 초점이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고려하면서 2012년 강성대국의 해에 맞춰 후계자를 공식화하려 할 경우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사전작업 차원에서 후계구도와 관련한 모종의 당 인사와 조직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최진욱 박사는 하지만 이번 당 대표자회를 반드시 후계체제와 연결짓기 보다는 북한사회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이를 추스리기 위한 내부결속 차원의 조치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사회체제가 불안정하니까 조직을 강화시키는 이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계체제와 연결시키는 것이 무리라고는 할 순 없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난 26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해 오는 9월 상순 당 대표자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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