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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띄우기 총력전


김정은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 북한의 영화 제작진 (AP 사진)
김정은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 북한의 영화 제작진 (AP 사진)

북한의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격 등장한 지 보름이 지난 가운데 북한 당국이 김정은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특별배급을 실시하는 가 하면,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한 이후 당 대표자회를 거쳐 후계자 위상을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데 걸린 시간은 보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 80 여 명을 초청해 진행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식은 후계구도 공식화 작업의 대미였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녹취>리영호: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대를 이어 척척척 지축을 울리며 나가는 발걸음 마다에 넘쳐납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6년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당 창건 기념식을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김정은으로의 후계 공식화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지명된 이후 처음으로 군 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군사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축하사절단을 영접함으로써 외교 무대에도 공식 등장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주민들을 대상으로 김정은을 미화하기 위한 우상화 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13일 “북한이 방송 등을 통해 김정은이 태어날 때부터 다방면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며 특히 군사 부문에 능통한 천재 중의 천재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을 수령의 자질을 갖췄다며 김정은이 지도자가 되면 더 강하고 번영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젊은시절 활약상을 담은 화면을 반복해서 내보내는 등 후계 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아버지 장군님께서 계셔서 우리 조선이 강하고 김정은 대장 동지께서 계시니까 더 마음이 굳건해집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술과 고기 등을 특별배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지난 달 말부터 평양을 시작으로 특별 배급을 실시 중이라며, 배급 양이나 시기, 물품 등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급 물품은 쌀과 술, 고기, 콩기름과 당과류, 양말 등으로 이전보다 품목과 양이 늘어나 주민들이 오랜만에 명절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보통은 명절 때 두부나 술, 식량 하루 이틀 분을 줬는데 고기도 주고 쌀도 3일치를 주는 등 이번엔 품목이 많아졌습니다.”

이번 특별배급은 북한 특유의 선물정치의 일환으로, 민심을 달래고 김정은을 띄우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북한은 또 이달 말부터 옥수수 6개월 치를 배급하겠다고 주민들에게 공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후계 구도 작업이 지나치게 빨리 진행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커 권력 세습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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