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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협동농장은 ‘도적과의 전쟁’ 중

  • 최원기

요즘 북한의 들녘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협동농장은 지금 때 아닌 ‘도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데요.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봅니다.

북한의 들녘에는 요즘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북한 방송원) 한 해 농사를 결속 짓는 가을걷이야말로 모두가 떨쳐나서 해제껴야 할 중요한 영농과업이다. 전체 농업 근로자들과 지원자들이여, 모든 역량을 가을걷이에 집중해 와닥닥 끝내자”

그러나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요즘 북한의 협동농장에서는 ‘도적과의 전쟁’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군인들이 농장 곳곳에서 총을 들고 보초를 서는가 하면, 농민들로 구성된 규찰대가 경비를 선다고 합니다. 지난 2008년에 탈북한 김은호씨의 말입니다.

“북한의 인민군대가 협동농장에 파견돼 경비를 서고 농장원 중에서도 제대군인들이 자위대 형식으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북한 군인들이 협동농장을 지키는 장면은 외부인에 의해 목격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김운근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 원장은 몇 년 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그 같은 광경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직접 목격을 했는데, 9월 달에 갔는데, 농촌에 가니까, 옥수수 밭에 갔는데 산꼭대기에서 군인들이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감시를 하고 있어요. 혹시 옥수수를 절도해 갈지…”

탈북자들은 협동농장에 경비가 서기 시작한 것은 1993년경부터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배고픈 주민들이 협동농장에서 쌀과 강냉이를 훔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또 국정 가격과 암시장 가격과의 차이가 농작물 절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는 쌀 농사를 지으면 모두 국가가 가져가는데, 이때 가격은 킬로그램당 46원 정도의 국정 가격을 적용합니다. 그러나 현재 장마당에서는 쌀은 킬로그램당 1천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쌀을 훔쳐서 장마당에 팔 경우 엄청난 차액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의 농업과학기술원 출신 탈북자인 이민복씨의 말입니다.

“국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제정해 놓으니까. 우리 있을 때 23전이면 시장에 나가면 10배 이상이니까…”

흥미로운 점은 협동농장 농장원들도 곡식을 훔치거나 감추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11월에 결산분배를 통해 농민들에게 쌀과 강냉이 등 곡물을 나눠줍니다. 규정대로라면 농민 1인당 1백60 킬로그램 정도의 곡물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애국미’, ‘군량미’등 각종 명목으로 떼기 때문에 농민들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얼마 안됩니다.따라서 농민들은 곡물을 숨기고, 당국은 이를 찾아내는 숨바꼭질이 일어난다고 탈북자 김은호씨는 말합니다.

“낟알을 훔쳐갔다, 지목되는 그런 곳이 있으면 바로 집집마다 마당을 파헤칠 정도로 뒤지는 것이 심해요”

현재 북한에는 3천여 개의 협동농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협동농장은 모두 국가가 소유 할뿐만 아니라 관리하기 때문에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협동농장이 국가 소유로 돼 있다 보니 농작물 관리가 제대로 안됩니다. 예를 들어, 농작물 절도는 물론 농작물의 수확과 보관이 제대로 안돼 전체 곡물의 20%정도가 중간에서 없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김운근 통일농수산정책 연구원 원장의 말입니다.

“추수기 때 방치하다 없어지는 것이 있고, 훔치는 것도 있고, 이것 다 따지면 유통과정에서 없어지는 것이 20-30%는 된다고 보고 있어요”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의 협동농장 생산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통계를 보면 한국과 중국의 농민은 1헥타르당 5-6톤의 쌀을 생산해냅니다. 반면 북한 협동농장의 소출은 그 절반인 2-3톤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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