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금강산 관광 중단 2년, 재개 조짐 전혀 없어


금강산 관광이 한국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지 어제 (12일) 로 만 2년이 됐습니다. 현대아산 등 관련업체들은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나빠져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현대아산 등 한국 측 관련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지만 그렇다고 관광길이 다시 열릴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남북한 당국은 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을 벌이는 등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지만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거론하기 조차 어려운 분위기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8년 7월11일 한국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습니다. 이후 북측에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 완비 등을 관광 재개를 위한 선결과제로 내세웠고 지금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측은 피격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사고원인이 관광객과 한국 측에 있다며 한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 중단의 장기화는 현대아산 등 관련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습니다. 매출 손실은 물론 북한 당국이 취한 자산동결 조치로 투자한 돈의 회수도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현대아산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매출 손실액이 3천억원을 넘어섰고 시설투자와 토지, 사업권 대가로 지불한 금액 등을 포함했을 때 금강산 관광 사업이 영구 중단될 경우 1조원 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대아산은 한 때 관광재개를 기다리며 인원 감축 등의 자구책을 폈지만 이젠 신사업 개척으로 생존전략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입니다.

“지금 일단 남북관계가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니까 이런 부분들이 빨리 좀 개선돼서 금강산 관광도 빨리 좀 재개되기를 바라는 그런 입장이고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니까 저희들도 어려움을 좀 극복하기 위해서 계속 신사업이나 이런 부분들을 좀 찾아서 안정화시키려고요, 노력을 하고 있구요.”

금강산 관광지구에 투자한 한국의 중소업체들은 상당수가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도 매출손실과 투자비 등 그 피해액이 1천억원을 훨씬 넘었습니다.

31개 업체가 소속된 금강산관광지구 기업협의회 송대우 사무국장은 대부분 회원사들이 금강산 지구에 거의 모든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에 관광 재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속 회원사들이 금강산 지구 아닌 곳에서 사업을 안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모든 생활들이 다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파산 위기, 부도 위기 그런 상태에 있지만 그래도 아직 다 포기하지 않고 금강산이 빨리 재개 돼서 사업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은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금강산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금강산 관광 문제는 현대아산이 북측과 체결한 사업권의 침해 논란으로 번질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 정부가 중국 당국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지난 5월31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외금강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아산은 외금강을 포함해 내금강, 해금강 일대를 금강산관광지구로 묶어 북한과 50년 간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도 북측의 사업권 침해 행위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 “북한이 남북한 간 합의, 사업자 간 합의, 국제관례를 준수해야 한다, 그러니까 사업권 침해행위를 해선 안된다 이게 기본입장인 거죠. 사업권 침해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특히 중국 관광객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는지 그걸 사업권 침해로 볼 것인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고, 1차적으로는 사업자 판단을 존중하겠다 그겁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들이 사용했거나 앞으로 사용할 숙박시설 또는 관광 코스 등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사업권을 침해하더라도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