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국 교육개혁의 선봉장으로 불린 미셸 리 교육감이 결국 물러났군요?
답)네, 미셸 리는 이번 주 열린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의 교육감 자리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Today, Chairman Gray and I have reached the mutual decision that I will leave my post as chancellor of the Washington D.C. public school system.
오는 11월2일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워싱턴 시장 당선이 유력한 그레이 시 의회 의장과 논의 끝에 사퇴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문) 미셸 리는 그 동안 교육개혁에 앞장 섰던 인물인데, 왜 물러나는 것인지 좀 설명해주시죠.
답)쉽게 말해서 교육감 자리가 정치적 영향을 받는 정무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방자치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워싱턴 시장을 비롯한 각급 지방자치 책임자는 교육감을 임명할 수도 있고, 해임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워싱턴에서 민주당 시장 후보를 뽑는 선거가 실시됐는데, 미셸 리는 자신을 발탁한 애드리언 펜티 현 시장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펜티 시장이 패배했고, 그러자 미셸 리는 교육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문)미셸 리는 교육 문제 못지 않게, 한국계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한국에서 태어났나요?
답) 아닙니다. 미셸 리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 2세입니다. 1969년 생이니까, 올해 41살이고요. 미국의 코넬대학교를 거쳐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뒤 3년간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뉴 티처 프로젝트’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7년 워싱턴의 교육감에 발탁돼 교육개혁에 나섰습니다.
문)미국에 교육감이 수백, 수천 명 있을 텐데, 미셀 리가 이렇게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그 것은 미셸 리가 미국에서 누구나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손을 못 대고 있는 교육개혁 문제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미셸 리는 워싱턴 교육감에 임명되자마자 공립학교 21개를 폐쇄하고 무능한 교사 2백70명과 교장 36명을 해고했습니다. 미셸 리의 말을 들어 보시죠.
We need to see radical changes, um, because the outcomes for kids that are…
“미셸 리는 지금처럼 교육을 해서는 어린이들의 미래가 없다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그러면 미셸 리의 이런 교육개혁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이 개선됐나요?
답)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의 독해력은 지난 해 보다 11% 정도 향상 됐습니다.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의 수학 실력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셸 리는 교사들의 재교육을 위해서도 지난 해 2천만 달러 상당의 예산을 투입했는데요, 이는 전보다 4배나 많은 규모입니다. 미셸 리는 이런 교육개혁 결과를 인정받아 미국의 시사 잡지인 ‘타임’지의 표지에 등장하고, 또 바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듣고 보니 미셸 리가 교육개혁을 위해 상당히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비판론자들도 없지 않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교원 노조들입니다. 이들은 미셸 리가 교사들을 대량 해고한 것을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일부는 미셸 리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이 일방적인데다 무자비 하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언론은 미셸 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언론은 미셸 리의 교육개혁에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미셸 리는 지난 달 20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텔레비전 토크 쇼인 ‘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오프라 윈프리는 미셸 리를 ‘교육개혁의 여전사’라고 치켜 세웠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미셸 리가 사퇴함으로써 그가 추진해온 교육개혁이 후퇴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문)이제 교육감 자리에서 물러난 미셸 리는 어디로 갑니까?
답)미셸 리가 사퇴를 발표하자 언론은 벌써부터 ‘미셸 리가 어느 자리로 갈 것 같다’라는 예상 기사를 쓰고 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미셸 리가 앞으로 아이오와 주의 교육 책임자가 되거나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교육개혁의 전도사인 미셸 리가 워싱턴 교육감에서 사퇴한 배경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