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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평양 공연’ 이끈 로린 마젤 별세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 (자료사진)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 (자료사진)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끈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이 타계했습니다. 마젤은 북한에서 생애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조은정 기자가 마젤의 삶을 소개합니다.

지난 2008년 2월 26일, 평양의 동평양대극장에 울려퍼진 `아리랑'의 선율입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마무리 하며 앙코르 곡으로 연주한 한반도 전통민요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1천5백 명 관객들 여기저기에서 흐느끼고 눈물을 닦는 모습이 비쳐졌습니다.

북한 전역 뿐아니라 전세계에 생중계된 이날 공연에서 단연 돋보였던 이는 친근한 표정으로 중간중간 북한 말을 섞어가며 연주곡들을 설명한 지휘자 로린 마젤이었습니다.

[녹취: 로린 마젤] “Someday a composer may write a work entitled American in Pyongyang. 즐겁게 감상하세요.”

마젤은 공연 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리랑이 미국인과 북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연이은 서울 공연을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북한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생애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젤은 특히 북한의 인권 실태를 지적하면서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에 비판적인 여론이 제기되자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기고문을 통해 "예술은 전적으로 무정치, 무당파이며, 특정 현안과 연계돼서도 안 된다"며 공연 결정을 옹호했습니다.

평양 공연을 통해 남북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마젤이 13일 미 동부 버지니아 주 캐슬턴에 있는 자택에서 84살의 나이에 폐렴에 따른 합병증세로 사망했습니다.

마젤은 현대 클래식 음악을 이끈 거장 중 한 명으로 70년에 걸쳐 200 개 이상의 교향악단을 이끌었고, 7천 번이 넘는 공연을 지휘했으며,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말러 등 300 개가 넘는 작품을 음반으로 녹음했습니다.

유대계 미국인인 마젤은 1930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영재였습니다. 5살 나이에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에 입문한 마젤은 7살 때부터 지휘를 배웠고, 8살에는 미국 아이다호대학 교향악단을 지휘했고, 9살에는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인터라켄 교향악단을 지휘해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이후 15살까지 NBC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미국 내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했습니다.

마젤은 특히 30살인 1960년에 사상 최연소이자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축제에서 바그너 음악을 지휘했고, 또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이밖에 베를린 도이치 오퍼,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피츠버그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등 명문 교향악단에서 음악감독과 상임지휘자를 지냈습니다.

마젤은 지난 2009년에 버지니아 주 캐슬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음악축제를 창립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캐슬턴 음악축제에는 평양국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출신인 탈북자 김철웅 씨가 초대됐고, 그에 앞서 2012년에는 탈북자 신동혁 씨와 조은혜 씨가 참가해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 알렸습니다.

마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유명한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기억력과 정확한 지휘 기술로 유명했으며, 권위적인 지도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7천 번이 넘는 그의 공연 중에서도 특히 지난 2008년 남북한을 오가며 펼쳤던 공연은 음악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희망을 전파한 행사로 역사 속에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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