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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유혈사태 격화


군 탱크를 차지한 리비아 시위대

군 탱크를 차지한 리비아 시위대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에서 유혈 사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가 예고대로 ‘피의 보복’을 실천하면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시위대는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리비아 현지 상황을 알아 보겠습니다.

문) 리비아가 극한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현지 사정이 지금 어떻습니까?

답)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가다피는 전투기와 군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수도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를 폭격하고 있습니다. 밤새 총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모양입니다. 여기에 친정부 시위대까지 가세해 공중에 총을 발사하면서 반정부 시위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리폴리 거리 곳곳에 시위대의 시신이 나뒹굴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문) 말 그대로 대학살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가 퇴진을 거부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 예, 가다피 국가원수의 연설이 TV로 생중계 됐는데요. 아주 격한 모습이었습니다. 광기 어린 태도였다, 외신들이 그런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퇴진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습니다. 들어 보시죠.

조상이 묻혀있는 조국을 떠나느니 순교자로 죽을 것이다, 이런 얘길 하고 있습니다. 또 시위대를 쥐에 비유하면서 쥐들을 잡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문)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선전포고로 들리는군요.

답) 그렇죠? 가다피, 여전히 큰 소리를 치고 있는데요.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보안군을 그의 아들들이나 핵심 측근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외국 기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인터넷을 차단해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점도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다릅니다. (반정부 시위가 성공한 나라들 말이죠) 예. 거기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무기로 아프리카 각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점도 그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문) 글쎄요, 그런 배경이 얼마나 더 가다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 모르겠네요. 극단적인 위협 속에서도 시위대가 점점 세를 넓혀가는 중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시위대가 벵가지, 토브룩과 같은 동부 지역을 장악했구요. 이어 서부해안 도시 7~8 곳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도시는 일종의 해방구로 변한 건데요. 토브룩 주요 광장에선 가다피의 초상화를 찢고 ‘그린북’이라고 하는 그의 공식지침서를 불태우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반정부 시위대가 도시 통제권을 빼앗은 것을 기념하는 현장 들어보시죠.

특히 이들 지역에 배치된 군인들까지 가다피 국가원수에게 등을 돌리고 시위대 편으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더구나 제트 전투기 조종사들도 가다피의 명령에 응할 수 없다며 이웃나라들에 망명했구요. 여러 나라 주재 리비아 외교관들이 속속 사임하고 있습니다. 같은 피를 나눈 형제자매들에게 총 뿌리를 겨누는 가다피 정권에 더 이상 종사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문) 일부 지역은 가다피 국가원수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모양인데, 그래도 사상자 발생 소식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네요.

답) 맞습니다. 시위대의 영향력이 커져갈수록 정부가 더 거칠게 나오고 있습니다. 수도 트리폴리에선 구급차를 포함해 움직이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는 현지 주민의 증언도 있었구요. 특히 시위가 격렬했던 일부 동부 도시에선 상상을 뛰어넘는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집중 폭격을 가하고 탱크들을 동원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겁니다. ‘알-바이다’라는 도시에선 집밖에 나오기만 해도 사살한다는 소식까지 들렸습니다.

문) 그 정도면 희생자 수가 만만치 않을 텐데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집계된 게 있나요?

답) 앞서 리비아 내무부가 발표한 수치가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해 1백89명의 민간인과 1백11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특히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벵가지에서만 1백4명의 시민과 10명의 군인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 그건 정부 주장이고 희생자 수가 실제론 훨씬 많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답) 현지의 혼란스런 상황 때문에 사상자 집계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깁니다. 실제로 ‘반전쟁 범죄 국제연대’란 민간단체는 리비아 사태로 지금까지 모두 5백 19명이 숨지고 3천9백80명이 부상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를 더 높게 보는 관측도 있는데요. 해외 아랍인들의 모임인 아랍월드커뮤니티측은 폭력 진압으로 1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정부 발표와는 큰 차이가 있군요. 여기에 현지 외국인들까지 지금 리비아를 빠져 나오기 위해 아우성 아닙니까? 혼란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요.

답) 예. 리비아에 머물고 있던 외국인들이 육로, 바닷길, 항공편,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탈출행렬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 역시 자국민 철수 작전에 들어 갔구요. 미국과 그리스는 페리선을, 튀지니는 수송기를 동원키로 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서방 국가들도 자국민 소개 작업에 착수했구요. 그런가 하면 육로를 통해 이집트와 튀니지로 빠져나오는 탈출 행렬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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