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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정부 시위 계속, 230여명 사망”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오늘로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사상자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기세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일부 외신들은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주운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중동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 바람이 이번에는 리비아를 강타하고 있는네요. 먼저 리비아가 어떤 나라인지부터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산유국으로 인구는 약 7백만 명입니다. 중동지역 반정부 시위 사태의 출발지로 볼 수 있는 이집트와 튀니지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요. 지난 1969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무아마르 가다피가 지금까지 40년 넘게 국가원수직을 맡고 있습니다. 가다피는 변덕스럽고 기이한 행태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인데요, 가령 외출할 때는 항상 여성 경호원들과 함께 다니고, 사막 유목민들이 사용하는 형태의 대형 천막집에서 (tent)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네.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핵심 원인이 바로 40년 넘게 장기집권 중인 가다피 아닙니까?

답) 맞습니다. 언론들에 따르면 원래 시위는 저명한 인권 운동가인 파티 테르빌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수백 명에서 수천 명으로 추산되는 군중들은 지난 16일 리비아 제2의 도시이자 가다피 정권 반대세력의 거점인 벵가지, 그리고 알베이다 등지에서 휘발유 폭탄과 돌로 무장한 채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문) 파티 테르빌이라면 지난 1996년 리비아 보안군이 총격을 가해 사망한 아부 살림 교도소 수감자 1천 여명의 유가족 대변인이죠?

답) 네. 시위자들은 테르빌이 석방된 뒤에도 시위를 멈추지 않았는데요. 인터넷 웹사이트 등을 통해 가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시위를 규합했습니다. 시위자들은 어제 (21일) 현재 벵가지를 점거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건물들이 불타고 약탈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이번 시위로 인한 사상자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죠?

답) 네. 리비아 보안군은 경찰서들을 습격하고 의회 건물 등에 불을 지른 시위자들을 무력으로 탄압했는데요. 지난 주말 보안군은 앞서 사망한 시위자들의 장례 행렬에 참석한 추모객들에게도 총격을 가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지난 20일 현재까지 리비아 전역에서 시위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적어도 2백 33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론들도 사망자 수가 2백 명을 넘는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네.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방침은 현재까지는 무력 탄압으로 보이죠?

답) 네. 앞서 가다피는 공무원 월급을 2 배로 인상하고 이슬람 무장세력 용의자 1백 10명을 석방하는 조치 등으로 시위를 진정시키려 했는데요.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시위자들에게 총으로 맞서고 있는데요. 가다피 국가원수의 후계자로 알려진 가다피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 가다피는 어제 오전 관영 텔레비전을 통해 시위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세이프 알-이슬람 가다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Seif Al-Islam in Arabic...

아버지인 가다피 국가원수가 여전히 리비아에서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불안 사태가 계속 될 경우, 리비아에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문) 가다피도 22일 새벽 관영 텔레비전을 통해 전격적으로 입장을 발표했죠?

답) 네. 가다피는 자신이 베네수엘라로 피난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여전히 트리폴리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리비아를 떠났다고 보도한 방송사 사장들은 “길 잃은 개”라고 비난했습니다.

문) 그런데 가다피 정권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가다피 정권이 붕괴 직전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부 리비아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외교관들은 민간인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공격과 관련해 이미 사임한 상태입니다. 리비아의 이브라힘 다바쉬 유엔 주재 부대사는 가다피가 리비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며, 리비아 정권에 대항해 행동을 취하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는데요. 일부 군인들도 야권 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이런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네.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난 20일 시위자들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무력 탄압을 규탄하며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에 대한 모든 적절한 행동을 고려 중이라며, 시위자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중단하라고 밝혔다고 정부 당국자가 말했습니다. 또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고, 민간인 사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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