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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국가 라오스, 증권시장 개장


동남아시아의 최빈국이자 공산국가인 라오스에서 최근 ‘자본주의 경제의 꽃’으로 불리는 증권시장이 개장됐습니다. 라오스의 증시는 한국의 주식시장을 모델로 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라오스에서 증권시장이 개장됐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서 개장식이 열렸습니다. 행사에는 솜사밧 랭사왓 라오스 증권거래소 (LSX) 상임부총재와 푸펫 캄푼봉 라오스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습니다. 솜사밧 랭사왓 상임부총재는 환영사에서 라오스 ‘자본주의 경제의 꽃’이 될 증권시장은 라오스 기업의 자본을 조달하는 동시에 라오스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 청취자분들 가운데는 증권시장이 뭔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증권시장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죠?

답)네,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지, 건물, 기계 등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필요로 하게 되는데요, 이런 대규모 자금을 한 개인이나 몇몇 사람으로부터 모으는 것은 대체로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 위해 증서를 발행해 판매하는데요, 이 증서를 주식, 주권 또는 증권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인들은 해당 회사가 판매하는 주식을 사고 ‘주주’가 되는데요, 주주가 되면 기업이 사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윤에 따라 배당금을 받고, 또 기업의 상태나 운영방식 등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증권시장은 그러니까 이처럼 기업이 발행하는 증서가 거래되는 시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왜 증시가 ‘자본주의 경제의 꽃’이라고 불리는지요?

답) 증권시장이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질서를 형성하고 그 이념을 구현하기 때문입니다. 증시는 기업에 장기 안정자금을 공급해 한 나라의 경제발전을 돕고, 국민들에게는 기업 성장의 보상으로 경제적 번영의 수단을 제공합니다. 또 증시 개방은 한 나라 경제의 개방화와 국제화를 완성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시장은 계획경제를 특징으로 하는 공산주의에 대비한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라오스는 공산주의 국가이지 않습니까?

답)네, 맞습니다. 동남아시아 인도지나 반도에 위치한 라오스는 1975년 공산혁명 이후 공산독재체제가 30년 넘게 유지돼 온 공산주의 국가이자 동남아 최빈국입니다. 정부 청사에 공산당 깃발이 나부끼고, 국립박물관 입구에 노동자들의 혁명투쟁을 기리는 조각상들이 들어서 있는 라오스의 겉모습은 여전히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용한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86년부터 민간 부문 사업을 장려했고, 97년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가입했습니다. 또 최근 라오스의 입법활동은 자본주의 경제를 운용하기 위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습니다. 라오스의 이번 증시 개장 역시 이 같은 변화의 일환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미국 정부도 라오스를 전형적인 공산국가로 대우하지는 않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9년 6월 대공산권 제재의 방편으로 수출입은행의 대출 등 자본이동을 금지해온 공산권 기업 명단에서 라오스 기업들을 제외했습니다. 이는 라오스를 더 이상 공산주의 국가로 여겨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조용한 선언’이라고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라오스의 증시가 한국형 주식시장을 모델로 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답)그렇습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9월 라오스 중앙은행과 증시 개설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후 지난 해 10월 라오스증권거래소(LSX)가 공식 출범됐고, 3개월 만에 증권시장 개장이 이뤄진 것입니다. 한국 측은 정보기술(IT) 시스템 등 9천 8백만 달러를 출자하고, 라오스 중앙은행은 1억2백만 달러의 토지와 건물을 투자해 각각 49대51의 지분을 갖게 됐습니다.

문) 한국이 주식거래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요?

답) 아닙니다. 한국은 지난 2008년 말레이시아에 채권거래 시스템을 수출했고, 또 2009년에는 베트남에 증시시스템을 수출했습니다. 이밖에 라오스 이웃나라인 캄보디아의 증권거래소 출범을 주도한 데 이어 올해 7월을 목표로 캄보디아 증시 개장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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