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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미-한 FTA 비준


선적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

선적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

미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이 어제 (12일) 미 의회에서 비준됐습니다. 협정이 타결된 지 4년 만인데요, 미 의회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맞춰 협정 이행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그 동안 미 의회에서 미-한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답) 네, 미국과 한국이 1년 정도 협상을 한 끝에 지난 2007년 자유무역협정이 체결 됐지만 양측 모두 비준이 지연돼 왔습니다. 자유무역협정도 일종의 국제조약이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국내법적으로 효력이 생기려면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의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자유무역협정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고 유권자들의 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정당마다 정치적 계산이 크게 다릅니다.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경우 노동자들이 주요 지지세력인데요,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한국 상품이 밀려들어와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해서 비준에 매우 소극적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이 컸고, 여기에 자유무역협정까지 발효되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비판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도 의회 비준 절차를 강력하게 밀어 부치지 못했습니다.

문) 그러던 미 의회가 이번에 미-한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답) 지난 해 말 미국과 한국이 추가 협상을 타결해서 미국 정치권의 우려를 많이 해소했습니다. 수입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를 당초 약속한 것보다 4~5년 늦게 철폐하기로 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더라도 미국 자동차산업이 당장 큰 충격을 받지 않게 한 거죠. 지난 7월 한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것도 큰 자극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미-한 자유무역협정의 비준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도 큰 힘이 됐습니다. 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비준을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 미-한 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열흘도 안돼 상하 양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겁니다.

문) 미-한 자유무역협정, 말 그대로 무역을 자유화하자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답) 두 나라 사이의 경제적 장벽을 없애서 무역 뿐만 아니라 투자와 인적 교류도 자유롭게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일정기간에 걸쳐 산업별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는데요, 공산품과 농수산물, 의약품 등 산업전반에 걸쳐 적용됩니다. 통관절차를 간소화해서 제도적인 무역장벽도 낮춰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국민들이 상대방 국가에서 차별대우 없이 기업활동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보장했습니다. 이렇게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기로 해도 제도를 시행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여기에 대비해서 분쟁해결 절차도 마련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이외의 제3국이 엉뚱하게 혜택을 입을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원산지 규정도 철저하게 했습니다.

문)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서, 북한 지역에서 만든 한국 제품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논란이 됐었죠?

답) 네. 개성공단이 대표적인 예일 텐데요, 한국 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에 자유무역협정이 적용되는지가 뜨거운 논란거리였습니다. 미-한 자유무역협정은 개성공단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역외가공지역, 그러니까 제3국, 여기에는 북한도 포함되겠죠, 이 역외가공지역에서 만든 제품도 무역혜택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하지만 역외가공지역이 혜택을 받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굉장히 많습니다. 협정이 발효된 지 1년이 지나야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가 설립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는데요, 북한의 비핵화 진전, 남북관계, 그리고 역외가공지역의 임금, 경영 실태, 환경과 노동기준, 이런 게 다 고려대상입니다. 이런 심사기준을 다 통과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의 입법부가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미국과 한국이 어떤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무역과 투자가 더 활발하게 돼서 두 나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시장에서 자동차와 반도체, 섬유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은 자동차와 농산물, 의약품 분야에서 한국시장 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에서 일자리가 각각 20만개와7만개 정도 각각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분야는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농업과 제약업이, 미국은 의류와 섬유 부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문)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려면 어떤 절차가 남아 있습니까?

답) 미국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협정 이행법안에 서명만 하면 법적 절차가 모두 끝납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달 안으로 비준을 끝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야당들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반대하고 있어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 의회의 미-한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계기로 그 동안의 경과와 협정의 내용,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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