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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 전달돼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에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안보리의 논의는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인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국제사회의 단호한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중심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선 대변인은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안보리의 대북 조치가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마무리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안보리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한국 정부로서도 미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그리고 비상임이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조율하고 있습니다마는, 현 단계에서 언제 어떤 내용으로 마무리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로서는 단호하고도 분명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 대변인은 안보리 조치에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느냐는 질문에는 협상전략에 관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달 14일 한국과 북한의 천안함 브리핑 공방 이후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 한국 등을 중심으로 안보리 대응 문안을 협의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공격을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나 문구를 포함해선 안 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국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2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어느 정도로 지적할 수 있는지”가 현재 논의의 쟁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조치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채택 시기와 형식은 그 뒤에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지난 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 정도의 문안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중국의 완강한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G8과 안보리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G8에 포함돼 있지 않은 중국이 안보리에서 사실상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만큼 논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주요 8개국 정상들은 지난 달 27일 46명의 한국 장병이 희생된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하며 유엔헌장 등 국제법 규정에 따라 공격 책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했었습니다.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보리에 공식 회부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천안함 대북 조치의 일환으로 검토됐던 서해상에서의 미-한 연합훈련 시행 시기도 불투명해졌습니다.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4일 “미-한 연합훈련의 시기와 참가 전력 규모가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며 “미-한 당국이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우선적으로 유엔 안보리 진행 과정을 지켜본 뒤 일정과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양국은 당초 6월에 서해상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논의가 진행되면서 훈련일정이 연기됐었습니다.

미-한 양국의 이 같은 입장은 안보리에서 천안함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데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여러 차례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중국 군부 수뇌부가 처음으로 미-한 군사훈련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중국은 또 지난 달 30일부터 5일까지 동중국해 해상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과거에도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에서 훈련한 적이 있는 만큼 중국이 이번에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천안함 국면으로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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