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음달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측 대표로 참가하는 박의춘 외무상과 얼마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30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의춘 외상이 저와 만난다고 하면 제가 안 만날 이유가 없겠죠. 저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제가 먼저 얘기를 하든, 또 그 분이 제의를 하든 얼마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에 따라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에서 남북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회의에 함께 참석하는 만큼 여러 형태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며 북측과의 접촉 방안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외교장관은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에 가입한 2000년을 시작으로 2004년, 2005년, 2007년 등 포럼을 계기로 지금까지 4차례 만났습니다. 그러나 한국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북한 의 미사일 발사와 그에 따른 제재 조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한 차례도 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김성환 장관은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대화를 위해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볼은 북한에 가 있는 상황이고요. 사실 우리들은 북한이 대화에 호응해 오기를 기대하고, 또 지난 5월 30일에 북한이 국방위 성명을 통해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우리들은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또, 남-북간 대화가 미-북 대화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북 대화를 먼저 갖는 데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은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지금의 정책을 가져가면서 북한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