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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함지뢰 폭발로 한국인 1명 사망


경기도 임진강 변에서 북한의 목함 지뢰가 터져 한국인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홍수로 목함 지뢰가 대량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집중 수색에 나서는 한편, 북한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발송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지난 달 31일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안의 임진강에서 낚시하고 나오던 한국인 2명이 북한의 목함 지뢰 2발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군 당국에 신고하기 위해 지뢰를 들고 나오던 도중 지뢰 1발이 터졌습니다. 이 사고로 48살 한 모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25살 김 모씨가 팔과 얼굴에 중상을 입었습니다.

당국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민통선 안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사고지역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3.5km 지점입니다.

사고 직후 수색에 나선 한국 군당국은 사고현장 인근에서 19발의 목함 지뢰를 발견했습니다. 사고현장에서 65km 떨어진 강화도 인근에서도 16발이 추가로 발견돼 모두 35발의 목함 지뢰가 수거됐습니다. 연천군과 강화도 인근에서 발견된 목함 지뢰 모두 동일한 종류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목함 지뢰는 가로 20㎝, 세로 9㎝, 높이 4㎝의 나무 상자 안에 장착된 지뢰로 상자를 열거나 밟는 등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합니다. 안전핀이 제거돼 있을 경우 1kg의 압력에도 터질 수 있습니다. 상자 안의 TNT 폭약이 폭발하면 나무상자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반경 2m 안에 있는 사람은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번에 임진강 주변에서 발견된 지뢰는 안전핀이 제거된 채 부식돼 있었던 것으로 보아 비무장지대 일대에 매설돼 있던 것으로 한국 군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강화도 인근에서 발견된 지뢰는 안전핀이 모두 달려있어서 북한 측이 탄약고에 보관 중이던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 측이 매설했거나 보관 중이던 목함 지뢰가 최근 며칠 동안 내린 집중 호우로 대량 유실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방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유실된 북한 지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강원도와 경기도, 인천에 이르는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병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해 유실지뢰 탐지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11개 하천 주변의 62개 지역에 6백50여명의 병력이 동원됐습니다. 군 당국은 홍수 때 범람한 지역이면 어디든 목함 지뢰가 떠 내려갔을 수 있다고 보고 오는 6일까지 수색작업을 계속할 방침입니다.

북한의 목함지뢰가 남한 측으로 흘러가 인명피해까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해를 찾은 피서객들과 주민들은 또 다른 사고가 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함 지뢰는 물에 잘 떠다니는 만큼, 조류를 타고 피서객들이 자주 찾는 서해 도서지역까지 떠내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한 군당국은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북한에서 이어지는 하천 지역에 주민과 피서객들이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목함 지뢰로 보이는 나무상자를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말고 즉시 당국에 신고해줄 것도 당부했습니다. 군 당국은 기상 악화에 따른 유사 사례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북한 지뢰를 발견했을 때의 조치요령을 담은 홍보자료도 배포할 예정입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강화도와 연천군 일대에 북한의 목함지뢰가 떠내려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북한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측에 또다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1일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발송했다고 한국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군당국은 지뢰 사고 방지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남북군사실무회담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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