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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책연구기관 합동 북한인권 포럼 열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들이 모여 북한의 인권 실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한국 정부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토론회에선 북한 여성의 인권 실태와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등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책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은 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청소년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북한인권 실상과 효율적 개입방안’ 이란 주제로 제1차 ‘샤이오 인권포럼’을 열었습니다.

샤이오는 지난 1948년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프랑스 파리의 ‘샤이오 궁’에서 따온 말로, 포럼을 북한인권 개선의 초석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사용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통일연구원 김태우 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주민들은 인권 유린 속에서 고통 받고 있지만 한국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은 실정”이라며 포럼 개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받은 대접은 물론이고 한국에 와서도 제대로 인권보호를 받고 있는가 하는 것도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휴전선 북쪽이나 남쪽이나 인권 문제는 굉장히 소중한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국책연구소들이 공동으로 인권포럼을 주최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선 북한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실태와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실태가 집중 논의됐습니다.

통일연구원 임순희 선임연구원은 북한 여성들이 식량난 이후 가족 부양의 책임을 떠안게 됨으로써 과도한 노동과 건강 악화, 성폭력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생계 유지를 위해 성매매에 나서거나, 장마당 단속을 이유로 성폭행을 당하는 등 식량난 이후 성폭력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임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직장에서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당 간부나 상사에게 성상납을 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식량난 이후로는 장사 다니면서 단속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경찰서에 말하면 가정 문제니깐 그건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임 연구원은 이와 함께 2009년에 단행한 화폐개혁 이후 부모로부터 버림 받아 식량을 구걸하는 꽃제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꽃제비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구호소를 만들었지만 엄격한 규율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구호소를 떠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임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 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여성과 아동권리보장법을 제정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북한이 실제 법을 이행하도록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이 북한과 탈북 과정에서 뿐아니라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혜경 선임연구원은 정부 합동신문 과정에서 탈북 여성에 대한 담당 조사관들의 편견으로 이들의 권리가 침해 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담당기관 종사자가 젠더, 여성의 시각이 부족한 경우 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원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제빵이나 미용 등에 국한돼 있는데 과연 한국의 일반 여성들과 동일한 직업 프로그램과 기회를 주는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장 연구원은 취업 위주의 지원책과 함께 탈북 여성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산하 북한인권 대사를 지낸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북한인권 문제에 침묵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다른 문제와 연계해선 안 된다며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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