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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남북대화-6자회담 분리 접근 시사


한국 외통부 장관과 면담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타인버그 부장관
한국 외통부 장관과 면담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타인버그 부장관

한국 정부는 26일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도 북 핵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분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6자회담 재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정부의 판단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직접적인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간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직접 관련 있는 조건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에 남북대화가 우선돼야 하고 남북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자신들이 일으킨 도발에 책임 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던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이 발언은 김성환 장관과 스타인버그 부장관 사이의 회동 직후 나온 것이어서 미-한 간 의견 조율을 거친 결과로 보입니다.

이로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확인만이 남게 된 셈이어서 회담 재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도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김 장관과의 회동 직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앞으로 상황이 진전되기 위해선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지하고 핵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돼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준비된 자세를 보여주면 `우리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그동안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먼저라고 강조했던 미국 측 태도가 다소 유연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즉, UEP 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메시지가 강력할수록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이 더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국제사회는 어떤 형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유엔 안보리 결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위배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 장관과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이번 회동에서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이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설득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감사하고 두 나라 공조를 “찰떡 같다(like sticky rice cake)”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전 일본, 그리고 28일엔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북 핵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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