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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 위안부 협상서 입장차만 확인...연내 타결 무산


한국 외교부 이상덕 동북아 국장이 15일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과 제11차 군위안부 문제 관련 국장급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이상덕 동북아 국장이 15일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과 제11차 군위안부 문제 관련 국장급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연내 해결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군위안부 문제 관련 제11차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과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협의에서 입장 차이만 확인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고, 한국 측은 국가 차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두 나라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한일 청구권 협정 제2조 1항을 근거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청구권의 범주에 위안부 문제와 같은 전쟁범죄에 의한 피해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날 회의가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위안부 문제의 연내 해결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이상덕 국장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협의를 올해 안에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의 고위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익명으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올해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일 정상은 지난 11월 2일 한국 청와대에서 회담을 열고 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타결을 위해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두 차례의 국장급 회의에서 진전을 내지 못한 것입니다.

두 나라 당국자들은 위안부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2016년 두 나라에서 중요한 선거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협상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을 전후해 군 위안부 문제를 대일 외교 현안으로 부쩍 부각시켰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초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 북한에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이 이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한 데 대해, 이런 범죄 행위는 특정 피해자하고만 얼렁뚱땅 해서 넘어갈 문제가 아니고, 북한도 포함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 당일인 2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사과는 고사하고 사실을 덮으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가 얼마나 생존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지난 2005년 당시 83살의 박영심 할머니가 일본의 자유기고가를 통해 17살 때 중국 난징의 금수로 위안소로 끌려가 성 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에도 상당수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일제 강점기에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남 지역에서 부녀자가 많이 끌려간 점으로 미뤄 한국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한국에는 200여 명이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됐고 이 가운데 47명이 생존해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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