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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교회 ‘코란 소각’ 예고에 이슬람권 분노


Yaki da Cutar Shan Inna a Najeriya
Yaki da Cutar Shan Inna a Najeriya

미국의 한 교회가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교회 목사는 이슬람이 악마의 종교라며 코란 화형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미 국경을 넘어 이슬람권 전 지역의 ‘반미운동’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슬람 경전 코란, 이슬람 신자들에겐 그야말로 신성함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이걸 공개적으로 불태우겠다는 건데 어떤 교회가 이런 위험한 행동을 하겠다는 건가요?

답) 예. 미국 플로리다 주의 게인스빌에 있는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교회 목사가 그런 계획을 밝혔는데요. 벌써 지난 7월 말 나온 얘깁니다. 이 교회의 테리 존스 목사가 9.11테러 9주년을 맞아 교회 앞마당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행사를 하겠다, 이런 폭탄 선언을 하면서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논 건데요. 그 날이 다가오면서 지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겁니다.

문) 그렇게 큰 교회는 아닌가 보더군요.

답) 예. 주일예배 출석 인원이 50명 조금 넘는다고 하니까 작은 교회라고 봐야죠. 하지만 설립된 이래 이슬람에 대한 공격적인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고 합니다. 교회 곳곳에 아예 ‘이슬람은 악’이라고 써 붙였구요, 이 문구를 옷에 새겨 배포하기도 했답니다.

문)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테리 존스 목사요, 코란을 태우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 대해서 어떤 이유를 대고 있나요?

답) 그 대답은 존스 목사의 말을 통해서 직접 들어 보겠습니다.

“Actually We wanted to send a very clear message…”

과격한 이슬람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또 예정대로 코란 화형식을 강행하겠다고 거듭 강조를 했구요.

문) 글쎄요. 과격한 이슬람 운운하고 있지만 존스 목사의 계획도 상당히 과격해 보이는 군요, 좀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겠어요.

답) 물론 이런 과격한 주장에 동조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지만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CNN 방송 진행자마저 존스 목사와 인터뷰 중에 격한 감정을 드러냈는데요, 들어 보시죠.

“No moderate Muslims gonna be on your side when you burn…”

이슬람교 경전을 태우면서 온건한 이슬람 신자들에게 동참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정신 나간 거 아니냐, 진행자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일부 언론 뿐 아니구요. 미국 사회가 이 목사를 상당히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답) 최근 9.11 테러 현장에 이슬람 사원을 짓는 문제로 미국이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이슬람과의 갈등이 조금씩 대두되고 있는데 이번 사태까지 겹쳐 미국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 기독교계도 존스 목사의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 최대 복음주의 연합체인 전미복음주의협회마저도 행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니까요.

문) 미국 내에서만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게 아니죠? 자칫 이슬람 권의 분노를 촉발시킬 수 있는 예민한 사안 아니겠습니까?

답) 벌써 그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아프간 수도 카불에 5백 여명이 모여 코란 소각 행사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는데요. 군중들의 분노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들어보시죠.

시위 현장음

마지막 함성은 시위대가 테리 존스 목사의 모형을 불태우면서 내는 소리입니다. 시위대가 내건 구호 또한 심상치 않습니다. ‘이슬람 만세’, ‘미국에 죽음을’, 이렇게 소리를 높였으니까요.

문) 결국은 이게 아프가니스탄 뿐만 아니라 중동 전 지역의 반미운동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미국이 우려하는 게 바로 그 점 아닙니까?

답) 바로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중동평화 노력을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그야말로 ‘시한폭탄’과 같은 사안이구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최근 발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데요. 탈레반이 코란 소각을 미국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키우는 계기로 이용할 것이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문) 그러게요.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에게도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답) 맞습니다. 또 아프간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작전 전체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고 있다는 주장을 했구요. 미군 병사 외에도 이슬람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전세계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겁니다.

11일까지는 아직 며칠 남았으니까 요, 상황을 잘 숙고해서 증오가 또다른 증오를 낳는 일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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